한변의 미국 칸쿤 신혼여행 9~10일 차

LA 디즈니랜드 & 북창동 순두부

by 토빈한

신혼여행 9일 차는 멕시코 칸쿤을 떠나 LA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친 뒤 오브저버토리(Observatory)에서 환상적인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아침 식사를 즐겼다. 올인클루시브 호텔답게 음식 종류는 다양했지만, 맛의 퀄리티는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멕시코 음식 특유의 향신료와 간이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칸쿤 공항으로는 사설 교통편인 암스타(Amstar)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다. 공항에서는 Sushi Tequila라는 식당에서 김치라면과 볶음밥을 시켜 먹었는데, 가격에 비해 맛은 아쉬웠다. 여행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점점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는 시점이었다.


약 5시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LA 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숙소는 Sonder by Marriott Bonvoy – The Winfield Apartments Downtown LA였다. 원래는 LA 시내를 여유롭게 둘러보기 위해 다운타운에 숙소를 정했지만, 이동 중에 즉흥적으로 디즈니랜드 방문을 결정하면서 계획에 변화가 생겼다. 아내가 디즈니랜드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해, 이번 여행 일정에 꼭 넣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다운타운, 그리고 디즈니랜드까지의 이동 거리를 고려했을 때, 우버보다는 렌터카가 훨씬 효율적일 것 같았다. 공항의 허츠(Hertz) 렌터카 매장에 예약 없이 방문해, 작은 지프 SUV 차량을 대여했다. 직접 운전해 LA 다운타운으로 들어서자, 영화 속 이국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괜히 마음이 설레었다.


호텔에 도착해 주차와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풀고 나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있었다. “오늘 저녁은 꼭 한식이다!”라는 마음으로 맛집을 검색했고, LA에서 손꼽히는 한식 맛집인 북창동 순두부(BCD Tofu House)를 찾았다. 차를 몰고 식당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긴 대기 줄이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리에 앉아 LA갈비와 순두부 세트를 주문했다. 허기진 배로 밑반찬부터 먹었는데, 하나하나 정성스러움과 한국스러움이 느껴졌다. 메인 요리가 나오고 첫 입을 먹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 'LA갈비'를 LA갈비라고 부르는지,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한국에서도 자주 먹던 메뉴였지만, LA에서 맛본 갈비는 확실히 다른 맛이었고, 신혼여행 2주 동안 먹은 음식 중 단연 최고였다. 순두부는 다소 평범했지만, 갈비와의 조화가 훌륭해 만족스러웠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가장 따뜻하게 해주는 건 익숙한 음식과 맛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식사 후에는 근처 한인마트에 들러 과자와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LA에는 24시간 영업하는 한식당에 다양한 한인마트까지 있어 한국인에게 정말 살기 편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칸쿤에서 챙겨 온 샴페인을 열어, 한국 과자와 함께 천천히 첫 LA의 밤을 즐겼다.


신혼여행 10일 차, 우리는 디즈니랜드를 찾았다. 차를 몰고 디즈니랜드로 향하는 길부터 설렘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도착 후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그 규모에 먼저 압도되었다. 넓은 주차장과 수많은 사람들, 활기찬 분위기가 이미 주차장에서부터 디즈니의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LA 디즈니랜드는 클래식 파크와 맞은편에 위치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DCA)로 나뉘어 있다. 우리는 하루 동안 DCA에서의 시간을 즐기기로 결정했다. 가장 스릴 넘치고 재미있던 어트랙션은 Incredicoaster와 Guardians of the Galaxy – Mission: BREAKOUT!이었다. 특히 인크레더코스터는 속도감과 짜릿함, 가디언즈 어트랙션은 예측 불가능한 수직 낙하로 긴장감이 넘쳤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강력한 스릴을 준 것은 아이들용으로 보이던 Goofy’s Sky School이었다. 겉보기엔 단순한 초급 롤러코스터처럼 보여 방심했지만, 막상 탑승하자 짧고 아찔한 급커브들이 연속되어 깜짝 놀랐다. 솔직히 인크레더코스터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다.


Ariel’s Undersea Adventure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한 편을 감상하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에 잠시 쉬어갈 수 있었고, Grizzly River Run에서는 워터 라이드 특성상 온몸이 흠뻑 젖어 결국 디즈니 기념옷을 하나 구입하는 경험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대했던 Radiator Springs Racers가 수리 중으로 운영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하루 동안 최대한 많은 어트랙션을 체험하려고 노력했지만, Genie+ (빠른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아 특히 어린이 인기 어트랙션은 대기 시간이 길었다. 그래도 모든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나중에 아이와 함께 다시 오면 더 특별한 추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9시에는 디즈니랜드의 대표 야경 쇼, World of Color가 시작되었다. 물, 레이저, 불꽃, 영상 프로젝션이 어우러진 웅장한 야외 쇼였다. 마치 디즈니의 모든 감동을 응축한 듯한 피날레였다. 우리의 신혼여행 마지막 날은 이렇게 환상적인 밤으로 채워졌다.

돌아오는 길, 다시 한식이 간절해졌다. 파크 내에서 점심으로 피자와 크림 파스타를 먹었기에, 더더욱 익숙한 맛이 간절해졌다. 전날 이미 북창동 순두부를 다녀왔기에 교촌치킨이나 엽기떡볶이 같은 다른 한식을 먹고 싶었지만, 밤 10시가 넘은 시각 문을 연 한식당은 결국 다시 북창동 순두부뿐이었다. 다행히 밑반찬 구성이 전날과 달라 이틀 연속 방문했음에도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밤 시간대엔 혼자 방문하는 손님들도 꽤 많았는데,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찾아와 순두부 한 그릇에 위로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엔 다시 한인마트에 들러 맥주와 한국 과자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의 신혼여행 마지막 밤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방식으로 마무리되었고, 그 기억은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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