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버티면서 사랑합니다.

by 구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연차를 사용했다. 무려 2일이나 말이다! 직무 특성상 연차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회사는 그동안 공로를 기반으로 연차를 허락해 주었다.


첫째 날, 오랜만에 초창기 연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시간을 보낸 지인들도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서로 식성도 생활패턴이 정반대였던 우리의 첫 만남에 대한 추억을 시작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름다웠던 우리의 추억을 회상했다. 과거 이야기 이후,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쉽지 않은 세상이야기, 집 이야기, 여행 이야기 여러 이야기로 밤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겠다는 다짐으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둘째 날, 사정이 생겨 우리의 만남은 둘째 날 아침에 끝났다. 비몽사몽 한 채로 사랑하는 이를 보냈다. 정신을 차리고 난 뒤 같이 있던 지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도 약속 장소를 나왔다. 집으로 올라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를 기다리며 나의 생각들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다음은 그중 일부다.



-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생각하지 못한 헤어짐이 오늘따라 더 아프다.

- 어쩔 수 없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드리는 것, 나에게 필요한 연습.

- 글에 진심이 들어가면 힘이 생긴다. 다만 나의 가슴은 왜 슬퍼지는가?

- 나중에 또 행복하게 보낼 시간이 많아 지기를...


반년을 기다렸던 이번 만남이었지만 24시간도 되지도 않아 끝났다. 하늘이 짓궂은 장난을 쳤다. 처음에는 영문도 모른 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냈다.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카톡을 나에게 남겼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이 말썽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속에 있던 답답한 응어리들을 글로 적어보니 조금이라도 편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노트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트 안에 적은 진실된 말이 적어도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좋은 아침!', '굿모닝~!' '직장 가기 힘든 아침~!' 매일 변주를 주며 아침 인사를 보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침 인사를 받아주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항상 이모티콘과 함께 답장을 보내준다. 그렇게 아침을 시작하며 서로의 생활을 응원하며 지낸다. 퇴근 후엔 고생했다고 말하고 둘 다 저녁밥을 든든히 먹으라고 카톡을 한다. 그렇게 서로의 몸과 마음을 보살피며 사랑한다. 그렇게 지나다 보면 다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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