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狂人)

광인처럼 살기

by 구른다

광인(狂人),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 비슷한 말로는 난인, 미치광이, 광자 등이 있다. 사실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 중 광인이라는 말은 좋은 표현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자주 쓰이는 '폼 미쳤다!'라는 표현을 쓸 때도 괄호 안에 'Positive'를 표기하며 부정적인 의미를 최소화하며 쓰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狂 이 글자에는 또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狂(미칠 광) :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는 사람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즉 어떠한 일을 좋아하여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는 사람은 광인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즉 고고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하루 종일 활을 만들고 돌을 깨고 있다면 그 사람은 고고학 분야의 광인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하루 20km 걸으며 새로운 지역을 여행한다면 그 사람은 여행 분야의 광인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아 자신의 뜻을 이루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미치광이, 광인(狂人)이 아닌 빛나는 사람, 광인(光人)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고고학을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고고학이 가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그는 10년 동안 쉬지 않고 돌을 찾고, 깨고, 구석기시대의 물품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날 때부터 돌을 들고 다녔던 친구였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 스스로 지역과 고고학을 연결하는 고고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며 현재는 사회적 기업을 차려 운영하고 있다. 친구를 만나 사업과 관련된 스토리를 쭉 듣다 보면 특별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그저 좋아해서 꾸준히 하다 보니,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더니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광인(狂人)에서 광인(光人)이 되기까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꾸준히 하는 일뿐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활 쏘러 가자는 대표의 갑작스러운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차를 몰고 기차가 지나가는 강변으로 갔다. 영문도 모른 체 강변으로 끌려가 나는 그곳에서 활을 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화물열차와 여객 열차가 끊임없이 지나가는 그곳에서 친구와 나 그리고 회사 대표, 직원은 활쏘기에 열중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나를 향해 대표는 직접 활쏘기 클래스를 열어 주겠다며 광인(狂人)의 모습을 보였다. 2시간 동안 활을 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나눈 활에 숨겨진 이야기, 동양 활과 서양 활의 차이, 활의 재료인 나무 이야기를 스스로 되새겨보니 마치 내가 고고학자처럼 느껴졌다. 다음날 친구는 경주를 내려가야 하는 일정이 있었기에 늦지 않은 시각에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마 그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하루임에 틀림없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 기회가 왔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은 오직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아야 하는 광인(狂人)이 되어야 한다. 꾸준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묵묵히 해 나가면 된다. 광인(狂人)?, 광인(光人)은 글자 한 끝의 차이지만 그 차이는 온전히 나와, 나의 열정에 온전히 달려 있음을 친구를 통해 배웠던 하루였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수많은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 지난밤의 추억을 회상하며, 덜컹거리는 무궁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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