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 국제 도서전을 다녀오며
2025 서울 국제 도서전을 다녀오며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출판사가 있었나? 할 정도로 수많은 출판사가 서울 국제 도서전에 참가했다. 대형 출판사는 대형 출판사만의 재력을 뽐내듯 큼지막한 부스를 차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규모가 굉장히 컸던 도서 전이었기에 출판사에게는 자신들의 작품, 굿즈들을 소개하기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었다. 대형 출판사 이외에도 초보 작가, 동네 책방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작품을 소개, 홍보, 소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틀림없었다. 좋은 취지로 열린 도서 전이었지만 이러한 형태의 행사는 독자를 위한 도서전은 결코 아니었다.
왜 독자를 위한 도서전이 아닌가?
1. 사람이 너무 많다.
2. 선 굿즈, 후 책.
3. 개인 출판사, 작가들은 왜 외딴곳에 배치되었을까?
4. 대형 출판사는 독서 진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5. '임금 안주는 출판사 여기 많아요!'를 외친 노동자의 절규.
6.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60% 독서 안 했다”…1년 평균 3.9권 (2024.04.18 KBS 뉴스)이 하루 종일 떠올랐던 하루.
이리저리 이벤트에만 몰두했던 사람들, 수 없이 늘어진 줄, 나는 그 사이를 방랑자처럼 걸어 다녔다. 중간중간 만났던 지역 동네 책방지기, 작가님들과의 시간이 있었기에 혼잡했던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그중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기 작가님이 직접 오셨습니다!, 책 한번 둘러보고 가세요~!'
작가님이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췄다. 그리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책 팔고 싶어서 여기 왔습니다. 구경하고 가세요!'
키도 작고 여리한 여리한 작가님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떨림이 공존했다. 누군가 자신의 책을 읽어준다는 설렘과 동시에 내 글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흥미를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글을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기에 이곳에 있는 모든 작가님들에게 존경의 말과 함께 힘을 불어넣어 드리고 싶었다. 작가님이 쓰신 책은 음악 평론 책이었다. 나는 음악에 대해 문외하고 큰 관심이 없었지 그래도 작가님 앞에서 천천히 글을 읽었다.
'글 쓰시는 일이 정말 힘드셨을 텐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떨리고, 괴롭긴 하지만 제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 다는 사실 하나로 버티고 글을 쓰는 것 같아요. 모으고 모으다 보나 쓰인 글이라 정리가 안된 부분도 있지만 오늘 이곳에 나와 독자님들을 만나 뵈니 또 글을 쓸 용기가 납니다!'
그녀 앞에서 오랜 시간 글을 읽을 수 없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가? 이렇게 짧은 글을 쓰면서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나의 모습이 한없이 한심해 보였다. 작가님은 글쓰기의 힘든 세월을 독자만 바라보며 버텼다고 하셨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노력하고 버티다 보니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하셨다. 작가님의 끈기와 열정이 넓디넓은 홀 안에서 나를 작게 만들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이 한마디를 끝으로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오늘 느낀 이 감정을 고스란히 적겠다고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가 컴퓨터를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