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두 단어의 만남

청춘 그리고 독서

by 구른다


청춘의 독서, 아름다운 두 단어의 만남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난 뒤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다. 삶에 지쳐 움직이는 지하철 안에서 자신의 세상을 찾는다. 잠을 잔다. 그렇게 지하철에 몸을 맡긴 채 집으로 간다.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다. 집에 가면 지칠게 분명하니 이곳에서만은 웃어보자. 유튜브, 음악을 휴대폰에서 찾는다. 그렇게 웃어보려고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지하철을 타면 나는 고개를 올린다. 충분히 지쳤지만 책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폰을 귀마개로 삼아 외부의 소리를 차단한다. 또 다른 세계로 갈 준비를 한다. 어디선가 읽은 시 구절이 책에 등장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힘든 날들을 참고 견뎌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익숙한 시였지만 작가가 누구인지 몰랐다. 시를 읽고 아래를 훑어보니 작가가 푸시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시아 문학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왜 이 시에 감명을 받았을까 생각해 봤다.


익숙함. 아마 익숙했던 작품이었기에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푸시킨이 살았던 제정 러시아 사회를 비춰보니 대한민국의 일제 강점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학을 통해 동질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동시에 여러 번 봤다는 익숙함, 이 두 가지 감정을 난 푸시킨에게 배웠다. 신기했다. 무엇인가 더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일종의 독서 원동력이 생겼다.


책을 펼친 퇴근길, 빽빽한 콩나물시루 속 책을 펼친 사람은 나뿐이었다. 사람들의 눈에는 나는 익숙지 않은 사람이다. 즉 나는 그들이 동질성을 느끼기 힘든 사람이다. 아마 책 읽는 사람이 그렇게 변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청춘 아름다운 시기에 느끼는 감정은 소중하다. 사람을 통해 느끼는 감정에는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힘들다. 시간과 돈이 그만큼 많이 들기 때문이다. 책은 그래도 경험할 수 있는 조건 중 저렴하다. 심지어 나 스스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그래서 독서를 통한 경험은 더 소중하다. 청춘에게는 체력이 있다. 비교적 읽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난 읽는다. 덜컹 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는다. 그렇게 내가 느낀 소중한 감정을 하나씩 모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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