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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을 하는 이유

레버리지

by 김영찬

‘영끌’ 너무나도 많이 들어본 단어입니다. 영혼까지 끌어 담는다는 뜻으로, 부동산, 주식 등 투자자산을 매수할 때 가능한 최대치를 투자한다는 의미입니다. 현금뿐만 아니라 대출까지 포함이죠.


아파트를 구매할 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진행합니다. 보통 집 값의 60% 정도까지 대출 한도가 설정되며, 이는 부동산 정책, 대출 규제, 개인 소득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5억 원짜리 아파트를 한 채 구매하려 해도 최소 3억 원은 대출받아야 합니다. 여러 대출 상품 중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낮은 편입니다. 현재 약 4% 정도 되네요. 1년에 약 1,200만 원, 1개월에 약 100만 원의 이자가 지불됩니다. 엄청난 돈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투자를 하려 할까요?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적은 돈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불하는 이자보다 자산 가격 상승분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평균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3% 정도라고 합니다. 8,000원 하던 짜장면이 이제는 10,000원이 넘는 짜장면을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컴포즈 커피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 올렸습니다.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20% 상승한 겁니다. 그럼 그 상승률만큼 내 월급도 올라야 기존과 똑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직장인 연봉 연 3~5% 인상도 대단한 겁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영업이익 20% 상승은 꿈이죠. 그렇지 않으면 내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슬픈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근로소득 이외의 소득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니면 월급이 매년 물가상승률을 넘겨야 하죠. 최근 지인 중에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분을 만났습니다. 4억이 올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이 분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훨씬 넘기는 연봉 상승률을 달성합니다. 이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영끌을 택합니다. 우리도 4억 원 벌어야 하니까요.


아쉽게도 8억 원이나 하는 분양권을 사려면 최소 현금 4억 원은 있어야 합니다. 그 4억 원을 모으려면 한 달에 200만 원씩 200개월, 16.6년이 걸립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금액과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투자죠. 위에서 보셨듯이, 8억 원으로 4억 원을 벌었습니다. 50%의 수익률이죠. 그 시작인 4억 원을 벌기 위해서 8억 원이 있어야 하고, 8억 원을 벌기 위해서는 4억 원, 4억 원을 벌기 위해서 2억 원이 필요하죠. 그다음은 1억 원. 1억 원은 200만 원씩 4년 걸립니다. 이조차 오래 걸리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대출을 이용해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저희 어머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의 거향인 충남 서산에 아직까지 살고 계십니다. 그곳은 5,000만 원 정도면 분양권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 몇 개월 만에 앉은자리에서 천만 원 넘게 벌었다고 히더라고요. 심지어 세후입니다. 이런 투자를 1년에 3번만 한다고 생각해도 1년에 현금 3,000만 원이 넘습니다. 200만 원씩 적금을 넣는 사람에게 1년이 넘는 시간을 벌어 준 겁니다. 이렇게 2년이면 최소 자금 1억 원이 모입니다.


이걸 신용대출을 영끌하여 샀다고 생각해 봅시다. 최근 지인 분이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연 이자가 5%가 넘더라고요. 5%라고 가정하고 무리해서 3,000만 원을 대출받는다면 1년에 150만 원, 월 12.5만 원입니다. 하루에 4,166원입니다. 커피 한 잔만 아껴도 내 마음대로 사용 가능한 돈 3,000만 원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게 저금한 돈과 합쳐 5,000만 원을 만들어 분양권을 샀다고 봅시다. 몇 개월 내 1,000만 원을 벌었고, 여기서 이자 150만 원을 제외하면 850만 원을 벌었네요. 적금 금액의 4배입니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법입니다. 액수가 커지면 어미무시한 시간을 살 수 있죠. 이래서 영끌을 하는 겁니다. 이래서 대출을 하는 겁니다.


반드시 영혼까지 끌어모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계획적으로 준비해서 시간 단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이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대출을 오히려 빚쟁이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계획과 학습이 필요한 거죠. 할 수 있습니다. 아니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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