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짦은 망설임 끝에, 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뜬 나는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라서 남편을 불렀다. 항상 이리저리 일을 저지르는 나였기에 혹시나 남편에게 혼날까 봐 '홈 익스체인지' 어플에 우리 집을 올려놓은 것도 비밀로 유지했다. 하지만 뉴욕에서 우리에게 제안을 준 이상 이 사실을 남편에게 숨길 수는 없었다.


"오빠! 놀라지 마...? 우리 뉴욕에 한 달 살기 갈 수 있을 것 같아..."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뉴욕의 중심 그중에서도 다운타운 브루클린에서의 20박. 다행히 남편은 이번 기회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었다.


"가자. 가보자. 이런 기회는 없어. 빚내서라도 가야지!"


그날 아침, 우리는 스카이 스캐너에 들어가서 항공권 검색을 시작했다. 믈론 한국 내에서는 홈 익스체인지를 이용했던 후기가 거의 없었기에 불안함이 들기도 했다. 아주 작은 몇몇의 후기만 있을 뿐 우리처럼 가족 전체가 장기간 해외로 떠나는 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문득 불안함이 몰려왔다. '우리가 혹시 사기를 당하는 건 아닐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에게 익스체인지를 권유해 준 헤일리(Haley)의 자기소개를 토대로 헤일리에게 재미교포 남편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여러 차례 그녀와 문자와 전화통화를 통해서 신뢰를 쌓아갔다. 그녀 또한 이번이 익스체인지의 첫 경험이었고, 나는 엉성한 영어 실력이었지만 그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그녀의 두 아들들의 이름, 한국에 오게 된 계기, 그녀의 남편과 부모님 이야기 등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를 쌓아갔다.


헤일리의 집은 브루클린 중심에 도어맨이 상주하는 고급 레지던스였고,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인 우리 집을 내어주는 것이 왠지 모르게 미안해서 우리는 그녀가 제안하기도 전에 먼저 우리가 최근에 산 중고 SUV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했다.


헤일리와 여행 일정을 확정 지은 후 우리는 비행기 티켓부터 구매했다. 21개월 첫째는 아직 좌석을 사지 않아도 되는 나이이지만 장거리 비행이 힘들 것 같아서 좌석을 구매했다. 총 항공 구매비용은 3백80만 원. 우리는 항공권 결제는 미래의 우리에게 맡기자며 카드 할부를 진행했다.

막상 당장 한 달 후에 아기 둘을 데리고 14시간의 비행을 거쳐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려 뒤늦게 엄청난 걱정이 몰려왔다.


'내가 섣부른 결정을 했나?'

'우리 부부 때문에 아이들만 괜히 고생하는 건 아닐까?'

'이게 진짜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아기들이 아프거나 힘들어하면 어쩌지?'


엄마가 된 이후 내가 원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을 다하려는 것은 나의 욕심이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아기들을 향한 죄책감이 한순간 몰아쳤다. 내가 나의 욕망에 취해서 엄마답지 않은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첫째를 20개월 동안 키우면서 우리 아기가 나의 걱정과 불안보다 어디에서든 잘 적응할 수 있는 아이라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죄책감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또 아이들이 비록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여행을 떠났던 사진을 보면서 너희 엄마 아빠가 이렇게 멋진 도전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기 둘이 있다는 것 이외에 처녀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것이 뭐가 있겠냐! 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선택을 굳건히 지켜나갔다.


우리 모두는 이번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을 확신했고,

우리는 한 팀이 되어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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