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인가! 잠 못 이룬 지난밤,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정보에 대해 혼자 고민을 하다가, 지금 고민해 봐야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불현듯 오래전 함께 근무했던 학교의 타과 선생님이 생각이 나서.
염치 불고하고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오히려 연락을 주셨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음 주에 찾아뵙기로 했네. 퇴직 후에도 교단에서 근무할 기회가 생겨서 학교에 나가신다는데, 그 학교로 알아서 찾아오라고 하시는데 너무 기분이 좋던 듯.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떠나는 콜럼버스 느낌이랄까? 하하하하.
나 학부 때, 그러니까 20대 극초반에 알고 지냈던 타대학 형이 있었는데, 내가 그 형이 개원한 지 거진 강산이 한 번 바뀔 때쯤에 내가 간다는 말 없이 찾아간 적이 있었거든. 그때의 기분과 흡사하게, 아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 새로운 여행지를 여행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네.
게다가 내가 교단에 있을 땐, 난 오직 중학교에서만 근무를 했고, 이분을 알게 된 곳도 당연히 중학교였는 데다 현재 이분이 고등학교에 나가시니,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여행 간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 가는 거니깐 되게 신선하다는 느낌도 드네.
일단 고등학교라는 공간은, 연에 한 번 내가 감독관주의사항 종이를 받으며 스트레스에 전날 밤 잠 못 이루게 하는, 오직 수능 당일날에만 가는, 4교시가 끝나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단 생각이 드는, 매번 새로운 느낌의 공간이기도 하고. 교직원이나 학생 수도 거진 두 배인 데다, 같은 과 선생님들도 학년별로 만날 일이 없어서 한 해가 마무리될 때쯤에야 알게 된다는 말도 있고, 물론 이런 건 현직에 있는 타과 동기에게 들은 말이지만.
여하튼 그래서인지, 새로운 지역의 고등학교를 찾아간다는 게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된 것 마냥 감회가 새롭네.
© 2025 에리기. 마음속 생각을 담은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