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새벽이었던가?" 일 년에 한 번만 만나도 되는 녀석들이 강남에서 한 잔 하고 감사하게도 얼굴을 보자며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나갔다 와야 했네. 내가 원했던 치맥집은 문을 닫아 버리셔서 생각지도 못한 지출을 해야 했던 토요일 새벽이었어. 만나고 나니 반갑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던 듯. 그래서 다음엔 콜백을 안 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먹게 됐네.
그도 그럴게 토요일 오전에 몇 주전부터 예약을 했던 영화를 봐야 하는데, 이 놈들을 만나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줄어서가 아니라, 내가 조금만 자고 일어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거든. 예전엔 수면시간이 적어서 걱정을 했는데, 이젠 오히려 일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니 거참.. 오래 살고 볼일이야. 아무래도 수면패턴과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더 웃긴 건, 긴장을 하고 자니, 내가 계획했던 1시간 전에 숙면을 취하고 눈이 떠지던 듯. 제대한 그다음 날 오전에 알람 없이 6시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을 청할 때처럼 말이지.
영화평들이 하나같이 부정적이어서, 정말이지 토요일 새벽녘에 잠을 청할 때 몇 번을 그냥 취소를 할까를 고민을 했는데, 몇 주전에 예약을 했던 터라, 막상 취소하려니 그것도 잘 안되던 새벽이었네. 그러고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영화가 많은 생각을 들게 하셔서, 영화'베이비걸' 이후에 유사한 영화를 보게 된 게 이게 우연일까 싶어서 말이지. 두 영화를 보고 나니, 더욱더 결혼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듯 한 토요일 오후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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