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던가?
결제를 하려고 카드를 건넸는데, 카드가 하도 오래돼서 카드 비닐이 벗겨질 정도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결제할 땐 그 비닐이 어깨너머로 바라보던 내가 봐도 좀 심하단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생각이 난 김에 은행 가서 재발급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니, 때마침 내가 원하는 곳이 건너편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빠르게 신호등의 위치를 확인했네.
은행에 갔는데 사람이 참 많더라. 고개를 돌리니 현수막으로 바쁜 요일이 월요일이라네. 휴대폰 날짜를 보니, 월요일이더라고 공교롭게도.
뭐 나에겐 그저 머릴 자르고 카드를 재발급하는 날일뿐 내겐 더 이상 바쁜 날은 아니었으니, 놀랄 일도 아니었지.
여하튼 사정을 말하고 카드와 신분증을 건넸는데, 빠르게 카드가 해지가 됐어,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그래서 여직원 앞에서 웃으며 카드를 향해 한마디 던졌어, " adieu"라고. 하하하하. 웃더라고. 뭐, 그런 시선에 익숙하기에 그려려니.
익숙해진 내 카드에 대한 나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잊고 있다가, 오늘 오전에 볼만한 영화를 살펴보고 결제를 하려는데, 머릿속에 이미 입력돼 있는 그 카드의 번호가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 불편함이 밀려오셨어. 나에게 익숙했던 그 카드가 생각이 나더라.
직전에 만났던 이에게 이별을 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그녀가 생각이 나고,
로맨스 영화를 보다가 남주와 여주가 키스를 할 때
나와 그 아이가 키스를 하던 순간이 오버랩될 때처럼
익숙함이 닿으니, 아련한 순간이 떠오르는 오전이네.
익숙함은 종종 이렇게 과거로 회귀하게 만드는 나쁜 녀석인가? 아니 어쩌면 그리운 녀석인가?
그리움을 남기는 녀석인가?
하던 영화 에세이나 마저 정리하러 가련다.
물론 바이브에 맞춰서 리듬을 타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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