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꿈, 방황의 단상
주황빛으로 물든 하늘 너머로 새로운 날이 이글거린다. 새벽은 빛없는 건물들의 어두운 그림자 아래에서, 아직 잠들어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과거의 망령처럼 도사리고 있지만 시간의 가호 안에서 모든 것이 편안하다. 꿈을 하나씩 잃을 때마다 믿음을 잃는다. 그리고 기도하는 걸 잊은 채 하루를 시작하며 주인 잃은 개처럼 밤을 배회한다. 새벽이 오고, 날이 밝으면 자신이 어느 집 개구멍에서 잃어버린 또 다른 꿈을 손에 들고서 집 나간 개를 찾아 나설 주인이 있는 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늑대처럼 스러져가는 달을 향해 울면서, 꿈도 없이 자고 있는 사람들을 뒤척이게 만든다. 그러다가 자신의 개의 울음소릴 듣고 한달음에 달려오는 주인의 발걸음 소리에 심장박동이 빨라진 개는 코끝에 전해져 오는 꿈의 잔상을 엿듣고 눈시울이 빨개진다. 비록 작은 꿈의 한 조각일 뿐이지만 어릴 때부터 물고, 빨던 그것만 있으면 개는 행복하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에게 주인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은 개는 주인의 발치에 콧등을 비비며 가르랑거린다. 개를 번쩍 안아 든 주인은 오랫동안 지니고 있어서 낡고 바래진 꿈을 덥석 물어든 개를 사랑스러운 듯 쓰다듬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