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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Nov 28. 2023

깊이 있는 토론과 실천이 필요하다

'아카데미 남명' - 강수돌 님 강의를 듣고 -


불찰절기지병(不察切己之病)(자기의 절실한 것을 살피지 않는 병) : 오늘날의 폐단은 고원한 것에 힘을 쓰고 자신에게 절실한 것을 살피지 않는 데에 병통이 있다. 성현의 학문은 애초에 일상적으로 늘 행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식 1548, 조종명 2022)



'아카데미 남명' 이번 주 강의는 강수돌 교수님의 '남명 사상이 오늘의 경제생활에 주는 시사점'이었다. 


강의가 있는 날 저녁은 오랜만에 제법 겨울비가 내렸고 일찍 내린 어둠은 추위를 보탰다. 무르익어가는 강좌의 열기를 좀 내리고 싶었걸까? 여하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오신 분들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강사님이 소개되었다. 저서 '부디 제발'을 중심으로 비와 어둠과 추위를 날리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16세기 남명 선생님의 시대 이후 우리는 21세기를 산다. 500년 세월의 간격. 경제학과 경영학은 우리 삶을 이롭게 했나? 기후위기와 전쟁위기, 핵 위기, '6차 대멸종'의 시대라는 파국적 참사까지 경고되고 있는 시대 '돈벌이' 경제보다 '살림살이' 경제가 더 중요하다. 물질적으로 성장한 만큼 정신적으로도 윤택해졌는가.


남명 선생님의 사상 중 3 가지 착안점을 가지고 말씀하셨다. 학문관, 자연관, 경세관이다. 남명 선생님은 삶을 위한 학문을 추구하셨고 자연을 스승 삼았으며, 민본사상으로 정치경제를 보았다.


시냇물은 마치 만 섬 구슬을 들이마시고 내뿜는 듯하고, 어슴푸레한 하늘에 은하가 가로 뻗쳐 뭇 별이 빛을 잃고 시들어버린 듯하고 검푸르게 깊은 못은 뱀이 비늘을 숨긴 듯 깊이를 알 수 없고 진실로 천공의 빼어난 솜씨다.(유두류록(남명 선생님의 지리산 유람기), 조식 1558)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다. 백성은 임금을 떠받들기도 하지만, 나라를 엎기도 한다.(조식, 민암부, 연도 미상, 조종명 2022)


경제란 말은 '살림살이'이고 좋은 경제란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평온하게 잘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그때 가장 기본적인 규범은 절약이었다. 절약은 인색과 달리 절제의 연장선이며 동시에 만물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내포한 경제 행위다.




낡지 않은 운동화가 있고 멀쩡한 옷이 있어도 새 신발을 사고 새 옷을 사고 더 나은 것으로 교체하던 나를 보게 되었다. 나 역시 소비지상주의로 가고 있음을 알아챈 것이다. 


언젠가 퇴직하면 자연을 벗 삼으리라던 그림은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있었지만 강사님은 거기에 가치를 하나 더 얹을 것을 주문하셨다.


퇴직하고 어느 정도 살게 되면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깊이 있는 토론과 실천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신 것이다. 우린 지금 물질적으로 번영한 만큼 정신적으로 지체된 것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그러려면 검소함으로 가야 한다 했다. 그 방법으로 몇 가지 예를 드셨다. '건강한 음식, 독서, 자녀와의 시간, 자연보호, 자기 성찰'.


자연의 건강함을 되찾고 해체된 공동체 관계의 유대감을 복원해야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있다는 말씀이셨다. 성장 중독증에서 벗어나 조금 먹고 많이 행복해지자는 말씀이었다. 방법으로 깊이 있는 토론, 실천으로 가야 한다 했다.


남명 선생님의 학문관과 자연관 경세관을 설명하시고 오늘날의 물질 만능주의를 경계하는 당부의 말씀이었다. 하루를 제법 진심으로 시작하고 온종일 부산하게 살았어도 놓치고 있던 모습을 보게 됐다. 그래서 우린 늘 읽고 듣고 만나고 배워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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