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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Nov 30. 2023

잘 돌아야 하는 돌담 길

예리하게 낚아채다


감정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할 때가 있다.


마치 경치를 보듯 사람들의 얼굴에서 불편함이 쓱 전해지는 때를 만난다. 아무 일도 아닌 일에 지레 짐작하고 속단하는 일도 많아졌다. 어느 날 문득 이것이 나이 듦의 마디가 아닌가 싶어졌다. 그런 마디들이 그런 돌담들이 자꾸 생겨나는 게 좋진 않을 것이다.


그 현상이 삶의 변곡점이 아닐까 싶다. 자칫 반복되고 그대로 두었다간 흉터를 남길 것 같은 상처말이다. 잘 풀어내고 조심해서 잘 돌아나가야 하는 삶의 변곡점일 수 있겠다.




수년간 아는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본 듯할 때가 있다. 친숙하기에 얼굴의 변화도 못 느낀다. 어느새  얼굴 변화가 많아질 때가 된 것인지, 근간에는 두어 주 만에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도 그 차이가 보였다. 왠지 편하지 않게 변한 얼굴을 요즘 많이 본다. 거울 현상일까 싶어졌다.


그런 얼굴을 보며 솔직히 화들짝 놀라고 불에 덴 듯 마음이 뒤로 물러나졌다. 저들도 나처럼 지레짐작하고 서운해하고 속단하는가? 그런 과정들이 얼굴 한쪽에 자리를 잡아간 것인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데는 나름 이유도 있을 듯하다.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마음 정리를 하게 된다. 상처를 덜 받기 위한 방어책이다. 내 앞의 사람들도 그런 경험들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다 보니 때로는 욕심이 때로는 미움과 원망이 얼굴에 드러났을 수 있다.


여유로운 미소로 피워 올려야 하는데 그건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는데,


내 앞에 펼쳐지는 거울을 보면서 새삼 잘 돌아서 나가야 하는 돌담 근처에 왔음을 느꼈다. 아주 중요한 시기 같다. 그 마디를 풀어주고 그 돌담을 돌아가는 길, 다시 돌아서 긴 길을 가는 여정에 우리는 서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아채고 포착할 수 있어서 다행인지도 모른다.


옷매무새를 가다듬듯 다독인다. 소소한 일들에 함몰되지 말고 잰걸음으로 지나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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