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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Feb 16. 2024

코리안 타임

덕분에 아버지 생각이 났다


대학 현안을 공유하는 일명 워크숍을 떠난다. 여러 부서가 모여서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방향성을 도출하는 이른바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지정한 시간에 나왔는데 기사도 안 보이고 시동 건 버스만 왱왱 소리를 질러댄다. 햇살은 왜 이리 반짝이는지.



어딘가로 출타를 하는 날 아침이면 아버지는 꼭두새벽에 일어나셨다. 버스라도 타면 거의 한 시간은 먼저 가셨다. 그 성격에 나는 하나 더 닮았다. 남보다 먼저 와서는 종종거리니 말이다. 주최 측이 되어 걱정도 해주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10여분은 기본으로 늦는다더니 정말로 10여분이 더 지나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떠난다.

  


1월부터 그 바쁜 학년도말에 주말마다 때론 한 주간을 떠났었다. 업무로도 사무로도 갔다. 삼천포항에서 자매들을 만났고 여수항에서 일출도 았다. 처음이었다. 부모님 밑에 산 날 보다 각자 산 삶이 더 길었는데 우린 겨울이 춥지도 않았다.


여수항은 업무로도 갔다. 아마 처음이었을 우리 소속 직원 근 40여 명을 모시고 작은 행사를 했다. 이른바 실무 교육이었다. 그리고 그 1월에 미국 출장여행도 다녀왔으니  이번 겨울만큼 화려했던 때가 있었을까 싶다. 1월 초에 거제에서 연두 업무 보고도 있었다.

 

그리고 설을 보내고 2월 막바지에 또 커다란 숙제를 안고 떠나는 그룹에 동참하게 되었다. 불러준 부서장님이 한편으론 고맙다. 보고 듣고 구경하고 리라. 아직 2월이 두주나 남았다. 마지막주도 일정이 꽉 찼다. 신나야겠지.


코리안 타임을 떠 올리며 호흡을 고르다가 내 아버지 생각에 잠시 훈훈해졌다. 누가 뭐래도 나는 우리 아버지 타임이 좋다. 은연중에 아버지를 닮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아버지 가신 그곳이 어딜지 엄마는 만나셨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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