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현안을 공유하는 일명 워크숍을 떠난다. 여러 부서가 모여서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방향성을 도출하는 이른바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지정한 시간에 나왔는데 기사도 안 보이고 시동 건 버스만 왱왱 소리를 질러댄다. 햇살은 왜 이리 반짝이는지.
어딘가로 출타를 하는 날 아침이면 아버지는 꼭두새벽에 일어나셨다. 버스라도 타면 거의 한 시간은 먼저 가셨다. 그 성격에 나는 하나 더 닮았다. 남보다 먼저 와서는 종종거리니 말이다. 주최 측이 되어 걱정도 해주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10여분은 기본으로 늦는다더니 정말로 10여분이 더 지나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떠난다.
1월부터 그 바쁜 학년도말에 주말마다 때론 한 주간을 떠났었다. 업무로도 사무로도 갔다. 삼천포항에서 자매들을 만났고 여수항에서 일출도 보았다. 처음이었다. 부모님 밑에 산 날 보다 각자 산 삶이 더 길었는데 우린 겨울이 춥지도 않았다.
여수항은 업무로도 갔다. 아마 처음이었을 우리 소속 직원 근 40여 명을 모시고 작은 행사를 했다. 이른바 실무 교육이었다. 그리고 그 1월에 미국 출장여행도 다녀왔으니 이번 겨울만큼 화려했던 때가 있었을까 싶다. 1월 초에 거제에서 연두 업무 보고도 있었다.
그리고 설을 보내고 2월 막바지에 또 커다란 숙제를 안고 떠나는 그룹에 동참하게 되었다. 불러준 부서장님이 한편으론 고맙다. 보고 듣고 구경하고 오리라. 아직 2월이 두주나 남았다. 마지막주도일정이 꽉 찼다. 신나야겠지.
코리안 타임을 떠 올리며 호흡을 고르다가 내 아버지 생각에 잠시 훈훈해졌다. 누가 뭐래도 나는 우리 아버지 타임이 좋다. 은연중에 아버지를 닮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아버지 가신 그곳이 어딜지 엄마는 만나셨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