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즘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조와 덕이 Mar 21. 2024

사흘간의 냉탕과 온탕


두 손을 사용하여 자판을 칠 수 있는 기쁨. 꼭 하루 잃었었지만 이런 즐거움이 있을 줄이야. 


독수리 타법으로 일을 처리하여도 오후에는 엄지를 따라 손목에 통증이 왔었다. 차 시동도 왼손으로 누르고 거의 한 손으로 운전하여 거기 '인체교정'이라는 데를 찾아갔는데. 오전 내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했었지만 내일 아침 다시 오라는 그 병원을 가지 않고 평소 알던 곳으로 간 것이다.


그렇니까 그제 저녁이다. 너무 서두른 탓도 있지만 식사 준비를 하며 도마와 칼을 사용하지 않고 가위를 썼다. 처음에는 간단히 자를 생각이었는데 굵은 대파를 모두 가위질한 것이다. 식탁에 앉을 때까지는 몰랐다. 평소처럼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오른 팔이 뚝 떨어지는 것이다. 수저를 들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왼손으로 식사를 해봤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파스를 찾아 붙이고 잠을 청했는데 한밤에 통증으로 잠을 깨었고 오른손을 받들어서 병원으로 출근했다. 8시경부터 기다린 진료는 10시 넘어 끝났는데 내일 또 도수치료를 와야 한다 했다. 목부터 손목까지 양손을 다 사진 찍었는데 인대 손상, 염증 걱정이라고 주사를 두대나 맞았다. 도수 치료는 서비스라고 했다. 한 달은 손을 아껴야 한다 하고 팔목까지 테이핑 하고 부목을 받쳐줬다. 


석 달 끊은 수영도 취소하고 사무실로 갔는데 점심도 왼손으로 포크로 먹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인체교정' 원장님의 말씀은 그랬다. '인대 손상'이라면 도수치료를 해서는 안 되는 거라고. 정말로 근육을 다친 것 같아서 '인체교정'으로 간 것이다. 30여분의 손과 팔의 마사지 후에 퉁퉁 매고 갔던 부목을 풀고 왔다. 팔목을 조금만 건드려도 통증이 와서 옷도 겨우 입었는데 이렇게 워딩도 가능하다.




오래전에 대체의학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체의학은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부득이하게 사용하는 것이라 여겼는데 의외로 유럽이나 미국이 대체의학 활용률이 높았다. 물론 미국 같은 경우는 국민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모름) 부모님이 병원을 찾지 않는 모습을 보며 경제적 이유 때문만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날려줬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는 주변에 수 없이 많이 널려있음을 또 한 번 배웠다. 정말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살지 않은가. 이번 경우도 한 달 넘게 걸려서 부목을 대고 물리치료를 하며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놓치지 않고 들어 둔 정보를 적용했기에 지름길로 나올 수 있었다. 


자연식이 주는 수많은 이점을 듣고 체화하며 적용하던 경험과 비슷하다. 자본주의 상업논리에 젖어 시간과 돈을 써고도 아파하며 살 것이냐, 잘못 먹어서(또는 잘 먹어서) 병이 나고 치료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고생하며 살 것이냐, 아니면 흩어져 있는 지식 정보들을 흡수해서 내게 적용해 보며 살 것이냐 그건 개인의 몫 같다.


그 '인체교정'이라는 곳은 건강의료기의 부속품인 롤러 특허를 여러 개 받았고 도수치료를 해주는 곳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안마기처럼 이쁘진 않아도 제작 판매까지 하기에 집에 한 대 들여놓았었다. 동생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이지만 동생처럼 여러 곳에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통증으로 아픈 사람들에게 좀 알려줘야겠다. 내일 또 방문하마 했더니 '이제 안 와도 될 것'이라던 그 원장님이 신뢰가 가서 그렇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리안 타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