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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Mar 05. 2024

취중 진담! 취중 진언!

감사를 전하며


성인군자가 되는 방법? 인정욕구를 버리면 돼!


'이 마음이 왜 들었지? 저 사람은 왜 저런 맘을 가졌을까 생각해 봐요. 어렵겠지만 대접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남을 대접하면 성인군자까지는 되지 않아도 내가 편해져요.' 그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명상과 호흡을 권했다.


거기에 하나 더, 공포와 두려움이 말을 제대로 못 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제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공포와 두려움이라고. 취중에 오고 간 이야기다. 부서장이 취임하고 4개 여월 만에 처음으로 저녁 회식을 했었다.




좀 더 젊던 날에는 일과 후 회식도 업무의 연속이라고들 하며 모였지만 이제 저녁 회식이 즐겁지만은 않은 시절이다. 그러니 공지하고 자발적으로 모인다. 그런 자리에서의 대화 주제는 의외였다. 세대를 나누지 않는 이야기면서 누구나 관심 가지화두로 이어졌다. 부서장은 연금저축과 주식이야기 그리고 마음 이야기로 화기애애하게 이어갔다. 자리가 깔끔하고 담백했다.


두려움이 공포라는 말이 이해됐다. 한 사람을 마주 보고 앉으면 모든 것이 다 말이 되고 간혹은 그 논리성에 스스로도 놀라면서 3명을 넘고 6을 넘으면 그 두려움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다. 청자들이 대중으로 보였던 것이다.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랬으니 말을 제대로 못 하게 된 건 당연했다.


그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감정을 잘 다스리려면 된다고, 그러면 뇌 구조가 바뀐다고 했다술이 한두 잔 곁들여지는 회식자리에서 보석 같은 말들이 나왔다. 모여 앉은 대중의 힘인가? 세상이 조금 변한 건가? 그 가운데 우리 부서장이 있었다. 고마웠다.


사실은 수일간 머릿속에 남았던 다른 일화를 하나 하고 었다. 그 부서장이 미국 출장을 간 기간이었다. 대리결재자를 선정하고 갔지만 큰 결정은 보고를 하고 싶었고 부득이 문자로 간략히 보냈는데 보통 그런 경우에는 '네 그렇게 하세요!. 시행하세요!' 이런 답변을 받는다.


그런데 최고 결재권자의 문자 답신은 이러했다. '네! 저는 좋습니다.'


자기의 의견은 좋으니까 판단해서 결정하여 추진하라는 이었다. 결정권을 나에게 준 것이다. 신기했다. 그동안 생활 속에서 그런 소소한 일들이 많았다. 최고 관리자로서 받는 대접을 돌려주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일테면 작은 인사도 자신이 먼저 나서서 상사에게 하듯이 공손하게 해 주셨다.




상대를 모르니까 그 입장에 서면 상대를 알게 된다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두려움이 없어진다고. 그 구체적인 방법도 유쾌하게 들려준 것이다. 행복은 마음의 평화에서 오며, 잠 잘 자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고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 하는 것에서도 온다고. 그리하면 감정을 다스리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잠 잘 자기와 간헐적 단식 그리고 사우나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이동하는 것도 때로는 스스로에게 작은 고통을 주면서 감정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그렇게나 세세하게 들려줬다. 모처럼의 회식에서 취중 진담이 취중 진언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대도 변했고 상사들도 이처럼 멋진 사람이 있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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