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과 큰 덩치를 흔들고 있었다. 개업하는 가게 앞에서도 그런 화려한 풍선을 본 적 있다. 머금은 바람 만으로도 흔들리고 바닥에서 쏘아 올리는 바람에 따라 두 팔을 펼치기도 했다.
차 안에서 혹은 지나는 길에 보았던 그 풍선들은 둥개둥개 춤을 추는 듯했다. 바닥에 붙지 않고 모빌처럼 정수리가 공중에 매달린 풍선이라면 그 팔다리의 활개는 어떠할까? 풍선이라서 공중으로 날아가려나?
온 방향으로 제 맘대로 흔들릴 것 같다. 온 사방으로 춤출 것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게 꼭 제 뜻대로는 아닌 것 같다. 바람 부는 대로겠다. 특히나 공기만 품은 풍선이라면 정말 두 팔 두 다리가 하늘로 날릴 것이다.
무한정 자유로워 보였던 그 풍선이 부러웠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꼭 그렇게 자유로운 것만이 아님을 알겠다. 무얼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심정이 딱 그 풍선 같겠는데 그게 아니다. 풍선도 제 맘대로 날리는 게 아니듯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것이 꼭 뭔가를 몰라서 그런 건 아님을 알겠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할 때 간혹 이런 멘붕이 오는 것 같다.
한 걸음에 두 걸음을 떼려니 자꾸 엎어질 것 같은 거다. 내가 다 할 수도 없으면서, 내가 다 해줄 수도 없으면서. 마음만 서둘러서 그렇다. 그러니 힘들어진 것이다.
멘붕에 빠져 있지 말고 공중에서 자유로워 보이는 풍선에 현혹되지 말고 간혹은 믿어주자.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한다. 일이 많다면 하나씩 적어볼 일이다. 그리고 하나씩 정리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