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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Nov 08. 2022

우연히 발견한 책이 주는 즐거움

모임에서 이야기할 낭독 지를 작성해보다


나 역시도 책이라는 것이 수면제이던 때가 있었다. 한 문장도 읽어낼 뱃심이 없었고 신문 사설 한 바닥 읽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시험을 대비하던 학창 시절에는 누군가가 다 읽고 이야기를 해줬으면 싶을 때도 있었다. 책 보다 좋은 것이 많았던 때였을까. 할 일이 태산 같은 시절이었을까. 가만히 앉아 글을 읽기가 좀이 쑤셨고 책은 굳이 내가 읽어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 같았다. 


그러면서도 책이라는 것에 뭔가 답이 있다는 것은 알았나 보다. 같이 읽는 모임도 만들고 누군가가 추천하는 책은 뒤적여 보았으니 말이다. 어느 날엔가 인내심을 가지고 책을 따라가며 읽다가 한 순간 글 내용이 가슴에 들어왔다. 누군가 옆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다가 책 속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덮고 잠을 잘 수가 없는 날이 왔다. 한 밤에 불을 켜고 앉아 책을 읽었다.


편지를 쓰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한 줄 한 바닥을 쓰려고 해도 얼마나 힘이 들던가. 그렇다면 누군가가 써놓은 책은 최소 한 달 이상 어쩌면 몇 달 일 년 이상은 심혈을 기울여 쓴 내용일지도 모른다. 책을 쓴 사람 중에는 한평생 한 권을 쓴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인 것이다. 내가 읽고 있는 한 줄 글에 누군가의 온 마음이 담기고 온 생이 담긴 것이다. 그러니 책은 오롯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미용실에 갈 때는 책을 가지고 간다. 어느 날엔가 미용사가 물었다. 어찌 책을 보느냐고. 자기는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잡는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말이 불쑥 나왔다. 재미난 책을 읽으면 된다고. 나도 그런다고.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책들이 있고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다. 얇고 두껍고 짧고 길고 쉽고 어렵고뿐 아니라 그 내용과 분야는 우리 인생사만큼이나 가지가지다. 그중에 보고 싶은 걸 골라서 본다고 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존경심이 우러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일일이 사람에게서만 배우고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은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진리 사실 비밀들이 온 세상에 널려있다. 하루에 수십만 권의 책이 발행되는 세상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가. 정말 기가 막히는 세상이다. 너무나 재미난 책을 언제든 볼 수 있으니 이 세상은 멋들어진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책을 보다가 두 손을 마주 잡고 눈을 질끈 감게 되는 감동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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