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니다
곧
달력이 한 장 남았어요.
이번 주가 가면 12월입니다.
안 올 것 같았는데
차마 이렇게 금방 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12월이 옵니다
맞아요
우리 같이 보냈던 그 무더웠던
여름도 갔고요
대원사 골짜기 감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이도 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리지 않았던가요
가을도 가고 있는 거예요
12월이 문 뒤에 와 있다니까요
그래요
애타게 부르지 않아도
사랑하는 이는 가고요
나를 여기 한가운데 앉혀두고
세월은 간다구요
한 때 가슴 아파했던 봄꽃도
숨이 턱턱 막히던 열정도
지금 알알이 차오른 과실도
인정해야 하는 기억이에요
우리 그럴까요
마른 잎사귀마저 자취를 감춘 날
온 산 온 땅이 잿빛으로 변해도
우리가 꾼 꿈들은 잊지 말기로
당신과 나의 사랑은
그런대로 봐주기로
12월이 오면 우리 가장 먼저
마중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