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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Nov 21. 2022

핸들과 하늘만 보였다




저 앞쪽에 시멘트로 된 낮은 담이 있고 그 너머는 큰 도로다. 도로엔 커다란 차들이 연신 오갔다.


그 낮은 담을 따라 차들이 빽빽하니 주차되어있고 우측에도 주차한 차들이 빼곡하다. 그 사이 좁은 길을 아슬아슬하게 운전해 갔다.


한동안 곡예운전을 하며 가는데 차츰 양쪽의 차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 차만 가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고 일직선으로 주~ 욱 가는데 몸이 뒤로 쏠린다.


그러고 보니 양쪽으로 차만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건물도 산도 안 보인다.


시야에 들어오는 건 하늘뿐이다. 너무 가파르다. 옆으로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이제 몸이 뒤로 더 쏠려 거의 드러누웠다. 핸들을 놓칠까 봐 꽉 잡았다. 핸들 하고 하늘만 보인다.


산꼭대기? 롤러코스트 꼭대기 같다.

너무 올라왔다.  




숨이 턱 막힐 찰나에 깨었다.

눈을 감은채 기억을 되돌려 보았다.  

그 꼭대기 다음엔 내리막이었을 것 같은데.


하늘로 질주하는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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