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만하지 않아야 젊다

by 사과꽃


15분가량 이면 몇 줄이나 쓸 수 있을까? 꼬맹이가 막 들어왔다. 샤워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서 조금 졸려도, 아니 좀 전에 과일을 먹어서 최소 30여분은 이렇게 앉아있는 게 좋다. 근대 저 녀석은 무슨 청바지를 저렇게 짧은 걸 입었지? 엊그제 옷 산다더니 저 옷을 샀구나. 바지든 치마든 긴 옷을 좋아하는데.



이쪽 나이가 원인이 되는 저들의 선입견이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받는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허벅지도 덮고 종아리도 덮는 바지나 치마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겠지. 말도 느리고 말귀도 잘 못 알아들을 거라고 여기겠지. 그런 건 일률적이진 않단다. 옷에 대한 취향도, 말하고 듣는 총기도 젊은 사람 같은 어른이 있단다.



나이가 듦에 따라 간략하게 말하고 말을 줄이는 습관이 생기는데 그래서 받는 인식도 있다. 설명해주지 않고 두어 단계 뛰어넘어 말하니 듣는 젊은이들이 의혹을 가진다. '이 어르신 편찮으신 건가?' 그러니 너무 말을 줄이지 말라. 간혹은 자세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젊은이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마라.



십여 년 이쪽저쪽 나이는 동세대로 사는데 필요이상으로 노인을 자처하는 이가 있다. 연륜이라는 듯, 쌓인 경험을 말하고 행동하며 당당하다. 의문도 망설임도 없이 정답이라는 듯 말하는 자세가 고집이다. 아집인 줄 모른다. 그런데 알까? 그런 모습이 고집과 아집을 넘어 자만이 될 수 있음을.



그사이 15분이 지났네. 꼬맹이가 욕실에서 나왔다. 내일을 위하여 취침할 시간인데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글을 다시 본다. 장년층하고 어울리려니 간혹은 노년이 된다. 청년층에게 중재도 하는데 오히려 발이 꺾이는 순간이 있다. 상대편이 그 자만을 부릴 때다. 짧은 치마, 짧은 바지 입는 청년보다 장년이 부리는 자만이 더 싫으니 나는 아직 그들보다 젊은 게 틀림없다.



청년 중년 장년을 19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보고 노년을 65세 이상으로 표기해 놨다. (출처: 나무위키)


다음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청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넘치는 때에 있는 사람


장년: 한창 기운이 왕성하고 활동이 활발한 30세~ 40세 안팎의 나이


중년: 한창 젊은 시기가 지난 40세 안팎의 나이


노년: 나이가 들어 늙은 때


젊음: 젊은 상태


젊음과 노년의 나이는 정하지 않고 있다. 정하는 것을 본인에게 맡긴 건 아닐까? 작은 기준 하나를 발견한다. 자만하지 않아야 젊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에서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