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할까? 되겠나? 그런 날이 올까? 멀게만 보이던 일이 실현됐다. 많은 아파트 밀집지역에 있음에도 가장 남쪽 아파트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앞 동이다. 거실에서 보면 좌측으로는 낮은 산이 내려다보이고 국도변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수십 년간 앞뒤로 막혀 건너편 아파트가 보이는 곳에 살았는데 새집은 호흡이 트인다.
과연 이 많은 살림을 챙겨 이사 할 수 있을까. 이러저러한 상황을 다 극복할 수 있겠나. 그랬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풀렸다. 그 가장 첫 단계는 결정이었다. 이사 가기로 마음을 다진 순간 차례로 처리해 나간 결과다. 결정에 따라 날짜를 잡고 이사하기로 한 날에는 약속한 사람들이 도와줬고 이사는 마무리 됐다.
이사하고 나흘 째, 여전히 저녁이면 짐을 정리하지만 스스로 놀랜다. '해보니까 되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해보니까 된 일은 여러 개 있었다. 승진 공부도 그랬고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을 하고 선정된 일도 그렇고, POD 출판 신청을 했을 때 승인 나고 드디어 오늘 '도서승인' 메일이 온 일도 그렇다.
막막해서 가능할까 싶은 일은 많았다. 그렇게 여겨와서 지금 더 놀라운가 보다. 일찍부터, 좀 더 젊은 날부터 그냥 해보고 저질러 봐야 했다. 늘 안 되는 이유와 조건을 먼저 헤아렸고, 마음 그게 뭐라고 조마조마 애태우며 보낸 날이 많았음을 요즘은 자주 깨닫는다.
기회는 늘 있었고 어쩌면 모든 순간이 기회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버렸음을 깨닫다가 '그렇다면 지금도 그 가능성의 순간이 아니겠나, 시간이 흐른 후에 또 이 시간을 후회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POD 출판 신청을 하고 이사도 했을 것이다.
좋은 위치에 첨단시설을 갖춘 새집으로 옮기고 보니 손 내밀어 선택하고 잡는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다. 홀로 여기저기 찾아보며 배우는 글쓰기처럼, 시를 써보고 싶은데 배울 곳이 없어서 그냥 많이 읽고 쓰기로 했듯이 그렇게 시작해보려 한다. 매 순간이 소중해지는 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