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창을 밀어도 창문만큼 보여
고정된 건물과 조각난 하늘
다가서면 저 아래 가로수 겨우 보이고
창가에 햇살이 드는 건 소리 없이도 아는데
오늘처럼 출출출 비가 내리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가슴을 치는 듯해서
창으로 시선을 끈 건 하늘을 덮은 회색 구름도 아니고
환한 사무실 형광 불빛을 뚫고 들어 온
촉촉 거리는 가을비 소리
나뭇잎을 치는 건지 차창을 때리는 건지
간간이 지나는 차바퀴 소리도 제법 울리는
지금은 또 저렇게 비를 긋고 있는 창
다가가 공간에 가득 찬 물알갱이를 보다가
저 아래 나무사이로 오가는 우산도 찾다가
놓쳐버린 마음 계절을 따라가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