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요즘 생각

거기 멈추면 그 뒤로 길이 납니다

by 사과꽃


캠퍼스가 주차장이 되어간다. 인근 아파트만큼 많아진 차는 출퇴근 시간에는 아예 길을 덮는다. 그러다 보니 주차할 때 늘 간격을 가늠한다. 한대라도 더 댈 수 있게.


건물 뒤편 일렬로 주차하는 곳은 출근 시간에는 순식간에 채워진다. 차 한 대가 서면 그 뒤로 길게 줄이 이어지는데 끝 자락에 차를 대고 오다 보니 앞쪽에 빈칸이 띄엄띄엄 보인다. 누군가 중간지점에 차를 대어 그 뒤로 주차 길이 나버린 것이다.


빈 곳은 차 한 대를 대기에는 넓고 두 대를 대기에는 어중간하여 빈자리가 아쉽다. 들어오는 순서대로 앞에 세웠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빠져나간 자리일 거라고? 그러면 먼저 온 차가 앞쪽에 서면 시야가 가린 뒷 차들이 여유롭다. 무심코 자기 편의대로 중간에 차를 세운 님은 자기 뒤로 연이어 차가 서는 걸 알까.




교차로에서 신호 꼬리 잡기를 하는 차는 많다. 좌회전하여 넘어가야 하는데 꼬리잡기 하다가 멈춘 차 때문에 못 가는 때가 있다. 이쪽에서 넘어가는 두 차선을 다 막는 상황도 있는데 간혹 긴 버스가 막고 섰을 때도 있다. 한 차선으로 몰려도 넘어가기가 여의치 않고 누군가 세게 누른 경고음은 모두를 경악하게 한다.


꼬리 잡고 가면 지나갈 수 있다고 여겼겠지만 신호에 막혀버린 차는 저도 못 가고 남도 못 가게 했다. 오가는 사람들에게 참 나쁜 길을 낸 사례다. 차를 운전하든 길을 걷든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은 저만의 목적지가 있다. 바쁘다. 그래서 옆이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나선만큼 이왕이면 가는 길이 아름다운 게 좋지 않겠나. 배려까지는 아닐지라도 내 행동으로 누군가의 길이 막히지는 않아야 한다.


제자리에 서버리거나 독특한 행동을 하여 길을 만드는 경우는 많다. 특히 주위 시선을 받는 사람이 하는 행동은 영향력이 크다. 신기하게도 어렵게 올라간 자리에 앉은 사람일수록 독특한 행동을 많이 했다. 심한 경우 갑질이 되고 횡포가 된다. 반면 한마디 말과 행동이 누군가를 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잊을 수없는 작은 도움이 어느 한 사람의 삶에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그 사람의 장점보다 권위적인 모습만 보고 배울지, 이름 모를 뭇사람에게서도 교훈을 배울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평상시의 지향점이나 홀로 하는 생각이 그 힘이 되지 않을까. 저를 돌아보고 관조하는 힘은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의문을 가질 때 온다. 어중간한 곳에 멈추어 눈과 귀를 막거나 주위 사람들의 왕래를 막는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 한다. 말이든 행동이든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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