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메모해 둔 글이 책상 옆에 붙어있다.
'시간 죽이는 사람을 만나고 살 것인가?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을 만나라!'
누가 말했는지, 그렇게 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지, 왜 그런 말을 했을지, 궁금증이 이는데 그저 문장만 적어놓았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싶어서, 용단을 내리는 에너지가 필요해서 적었지 싶다. 시간을 죽이는 사람이라는 말은 얼핏 도도하기도 하고, 과한 보호막을 친 말이지 싶어서 그때 입었을 상처가 묻어나기도 한다.
관계가 얽혀있는 생활에서는 사람 사이를 반듯하게 선을 그어 구분 짓기가 쉽지 않다. 뜨뜻 미지근하게 거리를 두어야 편하다. 나름의 홀로서기로 체면을 걸어가며 그들 속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는 용기는 지금도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홀로서기가 적막함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다 끊어내면 아무도 없다'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도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의 화두에 맞추고 관심을 표해야 할 때가 있다. 매정하게 다 끊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지만 찰떡 같이 붙어오는 숙제 같은 게 있다. 가슴이 철렁해지는 말은 나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말이다. 홀로 그렇게 좋아해 봤자 친구라고 여기고 있어도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해 주는 이가 얼마나 있냐는 질문이지 않은가.
뭔가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그 속에서 살아내려면 제 감정선은 제가 돌봐야 한다. 서로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해 주는 일, 좀 달라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사적인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모일수록 더 발전적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나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최고의 모습을 기대해 주는지, 반추하는 물음이 먼저지 싶다. 작은 관심이라도 주고받는 데서 발전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혹시 옆에서 의기소침한 사람은 없는지 돌아보고 그(녀)의 최고의 모습을 기대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