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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Jan 20. 2023

까치설날!



카메라에 가장 많이 잡히는 새가 까치다. 생각해 보니 도심에 특히 캠퍼스에 날아다니는 새 중에 으뜸으로 까치가 많다. 계절마다 카메라에 빠지지 않고 까치가 담긴다. 그 까치들의 공통된 특징이 통통하다는 점이다. '우와 까치다!' 귀여움에 저절로 발을 멈춘다. 도부룩한 앞가슴을 내밀고 통통통 뛰기도 하고 간혹은 뒤뚱거리며 사람처럼 거니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카메라를 켜게 된다. 그렇게 담은 영상이 유튜브 2년의 기록 중에 상당하다.


가장 처음 찍힌 친구는 어느 해 여름 즈음이었을 것이다. "까치 모해?"라는 제목으로 등장 한 친구는 마치 사람처럼 마당을 거닌다. 그 영상을 보고 난 뒤 누군가는 까지만 보면 "까치 모해?"가 생각난다고 했다.


그다음 등장한 친구는 멋스러운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자꾸만 얼굴을 숨겨 렌즈가 따라갔다. 점심시간 거닐 때나 아침 출근 시간이면 변함없이 두 귀를 메우는 그 친구들의 경쾌한 짖음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문득 오늘 아침에야 깨달았다. 도심 속 새들 사이에서도 그 아이들의 소리가 유난히 크다. 자동차들이 내는 소리보다 더 커야 하기에 자연스레 "깍깍" 거리는 소리가 더 커졌다는 조류학자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길을 멈추고 자기들의 부르짖음을 한번 들어준 사람이 있었기에 그 아이들도 혹시 반갑지 않았을까.


카메라에 담고 보니 오늘이 까치설날 하루 전이다.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


어린 시절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많이도 불렀다.


정확히는 까치설날을 하루 앞둔 오늘

아침에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하며 까지들을 따라 날아도 보고 앉아도 보고 부르짖어도 본다. 잘 헤쳐온 날들처럼 올 한 해도 잘 만나보는 것이다. 새 날도 새 까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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