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기 : 촉촉한 흙이 바짝 마를 수 있도록

식물을 돌보는 법은 '돌보기'에서 '돌'자를 빼면 된다. 그냥 보면 된다

by 차고요


나는 '자연스럽다.'라는 말이 참 좋다.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자연과 같다', '자연과 비슷하다'라는 말로 풀어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자연의 한결같은 모습, 순수하고 맑은 그대로의 모습을 일컫는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눈에 띄지도 그렇다고 흐리멍텅하지도 않은 딱 최적화된 상황. 자연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때때로 비바람이나, 산책하는 강아지와 작은 벌과 같은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환경이 바뀌지만, 그렇더라도 아무 불평 없이 현재에 최대한 적응하는 것이 자연이다.

사계절 하늘 그라데이션, 바람에 흔들리는 풀 소리 솨아솨아, 어느 하나 같은 모양이 없는 돌, 새들이 둥지를 만들다가 떨어뜨린 나뭇가지, 지렁이와 굼벵이가 파놓은 땅 위 구멍, 작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흙. 이 모든 것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땅.


자연은 우리 인간들에게 문학과 예술, 과학 그리고 사회 더 나아가 철학이라는 학문의 영감을 주기도 한다. 어찌 글로 이 무궁함을 다 담을 수 있을까. 자연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너무나 귀하고 위대하여 우리는 이것을 대체할 단어도 그저 '자연'스럽다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연은 빼빼 말라죽은 것 같다가도 어느새 보면 작은 새싹이나 꽃을 피워낸다. 평소에는 느낄 수 없다가 얼핏 보면 '와! 이렇게나 컸구나' 느껴지는 게 꼭 우리의 삶과 같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연이 좋아진다(보통 꽃이 좋아진다고 하지)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자연이 참 좋았다. 할머니의 작은 텃밭에 있는 두더지를 구경했던 일부터 이야기하자면 할 말이 끝이 없다. 나는 자연과 가까운, 식물을 좋아하는 할머니 덕분에 지금까지 식물과 가까이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 친구가 나에게 뭐 하고 지냈어?라고 누군가 묻는 다면 나는 '식물 돌봤어'라고 대답한다. 그만큼 나는 식물을 가꾸고, 자연과 있는 것이 좋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식물 돌보기는 나의 취미다. 많은 식물과 살고 초록별로 떠나 보내기를 수어번. 식물 돌보기 nn연차가 당당하게 알려주는 식물 돌보는 법!


식물을 돌보는 법은 '돌보기'에서 '돌'자를 빼면 된다.


그냥 보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몰래 보기만 하면 된다.



KakaoTalk_20251112_165337437.jpg 순천만습지에 있는 안내문구. (자연은) 조용히 몰래 보기, 기대지 마세요.



식물에게 제일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바로 물이다. 사람들은(나를 포함해) 식물에게 물이 필수 조건이라 생각하고 물 주기를 정말 열심히 한다. 무한한 관심과 사랑이 지나쳐 물을 너무 많이(자주) 주게 된다면 흙속이 통풍이 어렵게 되고, 점점 뿌리가 썩어 결국엔 과습에 걸린다. 물이 너무 많아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과습에 걸린 식물은 마른 흙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식물에게는 따뜻한 햇빛도 맑은 물도 필요하지만, 때때로 추위와 바람, 그리고 건조함도 필요하다. 꽃과 새싹은 영양이 충분할 때가 아니라, 추위로부터 영양을 잃지 않도록 꼭 웅크리고 있을 때 생긴다. 가을 겨울 동안 거리에 있는 나무와 풀 흙을 보면 바삭하게 말라가지만 옹골차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식물 (돌)보기도 마찬가지다. 가끔은 그저 바라보고 땅이 바삭하게 마를 길 기다려야 한다. 어딘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더라도 건조함과 추위라는 고난을 이겨내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러다가 우리는 어느 날 바짝 마른 흙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럼 뿌리는 맑은 물을 따라 쭉쭉 뻗게 된다.


부러진 나무에도 불타버린 숲에서도 새싹이 자라는 모습. 멈춰있는 것 같지만 어느 날 보면 쭉 자라 있는 식물들. 자연을 보다 보면 우리 인생과 닮음을 많이 느낀다. 푸름을 내기 위해 건조함을 이겨낼 수 있는 자연스럼움의 힘. 우리는 흙이 축축해 지지 않도록 관찰하며 잘 마르도록 기다려야 한다. 촉촉하게 물을 주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