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

by 김하록

# 42. 꿈과 현실의 경계


[최정원의 스마트폰 수신 벨 소리]


최정원: 여보세요. 오빠! 잘 들어갔어요?

유진성: 응. 정원이 덕분에 잘 왔어.

최정원: 기사도 좀 전에 돌아왔어요.

유진성: 혹시 정원이도 느껴져?

최정원: 네. 아직도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큰 파도 뒤에 끊임없이 잔파도가 몰려오는 것처럼 아직도 오빠의 사랑을 느끼고 있어요.

유진성: 나도 계속해서 정원이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여운이 가시질 않아. 지금도 계속해서 전기처럼 짜릿한 느낌을 주면서 흐르고 있어.

최정원: 사랑해요, 오빠!

유진성: 나도 사랑해! 잘 자고, 내일 우리 동물원도 갈까?

최정원: 그래요. 동물원도 가고, 서울랜드에 가서 끝날 때까지 있어요.

유진성: 그래. 잘 자고, 꿈속에서 만나.

최정원: 네, 꿈에서 만나요.

[잠이든 최정원의 꿈속에 나타난 유진성]


유진성: 정원아!

최정원: 오빠! 언제 왔어요?

유진성: 지금.

최정원: 이거 꿈이에요?

유진성: 네가 직접 느껴보고 맞춰봐.

[최정원의 온몸을 애무하기 시작하는 유진성]

[유진성의 손길과 입술, 그리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생생하게 자각하는 최정원]

[낮에 그랬던 것처럼 격정적인 사랑을 하는 두 사람]

유진성: 정원아! 나 할 말이 있어?

최정원: 뭔데요?

유진성: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해도 정원이는 나를 알아볼 수 있겠어?

최정원: 무슨 말씀을 하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빠의 냄새와 느낌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진성: 그럼 내가 지금 뭘 보여줘도 놀라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최정원: 약속할게요.

유진성: 다시 말하지만, 놀라지 말고 잘 봐.

[여러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유진성]

최정원: 오빠! 조금 무서워지려고 해요.

유진성: 놀라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최정원: 그래도 이건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인데요.

유진성: 정원이에게 나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었어. 난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존재인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어. 세상에 온 순간부터 부모도 가족도 없이 혼자였어.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고아로 생각했는데, 점점 내가 가진 능력이 인간의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잘 봐.

[빛으로 연기로 VantaBlack으로 모습을 변신하는 유진성]

최정원: 오빠!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거죠? 그렇죠?

유진성: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 지금 정원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맞지만, 그냥 보통의 꿈이 아니라 꿈속에서 나와 마주 보고 실제로 나와 사랑을 나누고, 또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잖아? 이건 깨어있는 시간 외에 꿈의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이야. 그러니까 난 모든 사람의 꿈에 실제로 나타날 수 있고,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도 있어.

최정원: 오빠! 꿈과 변신의 신 모르페우스 아니에요?

유진성: 모르페우스? 글쎄 잘 모르겠어. 난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매일 새롭게 발견하는 중이거든. 모르페우스는 나의 일부에 불과한 것 같아. 나는 나이면서 동시에 나는 내가 아닌 존재 같아. 그리고 내가 이 세상을 만든 것인지, 세상이 나를 만든 것인지, 세상이 내 속에 있는 것인지, 내 바깥에 존재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

최정원: 오빠! 정말 신인가요? 아니면 돌연변이 인간 초능력자인 건가요?

유진성: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이 세상이 내겐 너무 작아 보인다는 거야.

최정원: 전 세상이 뭐라고 해도 오빠를 믿어요. 오빠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오빠를 알아볼 거예요.

유진성: 그래, 정원아.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최정원: 저도 사랑해요, 오빠!

유진성: 잘 자. 그리고 곧 보자. 안녕!

최정원: 오빠! 가지 마세요!

[꿈에서 깨어난 최정원]

최정원: 꿈이었나? 너무나 생생한 게 현실과 분간이 안 가네.

[유리컵으로 정수기에 물을 따라서 마시는 최정원]

[TV를 켜는 소리]

[모든 채널에서 어윤석 대통령과 김선영 영부인은 물론이고, 행정 각부의 수장들이 모두 간밤에 한 줌 핏물로 녹아내린 사건을 긴급 속보로 전하고 있다.]

[쨍그랑! 정원이 들고 있던 유리컵이 바닥에 부딪혀서 깨어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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