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의 도전..
책에서 묻는다.
“과연 배려는
누구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인가?”
"장애인은 불쌍한 존재일까?"
익숙하게 생각해 온 이 질문.
김도현 교수의 『장애학의 도전』은
처음부터 나의 사고를 콕 집어 틀어준다.
그동안 장애인을 약자의 시선으로
‘배려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봤다.
그 마음이 잘못되었다고 믿지는 않았다.
장애학은 말한다.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다.
휠체어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계단만 가득한 도시가 불편한 것이다.
보청기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청각 정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시스템이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을 읽어 갈수록
자꾸만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
예를 들어 저상버스를 보며
"장애인을 위한 버스"라고 생각했던 순간,
나는 이미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곧 차별이 되기 쉬운 구조다.
장애는 결핍이 아니라 다양성임을,
장애인은 배려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시민임을 이 책은
끊임없이 강조하며
"도움은 존엄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고 말한다.
자립이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의 결정권을
나 스스로 쥐고 있다는 감각이다.
그동안
‘정상’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회 밖으로 밀어냈는지를 떠올려 본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몸이 불편해지고,
언젠가는 비장애인의 삶을 떠나게 된다.
결국 장애는 인간의 보편적인 조건일 수 있다.
『장애학의 도전』에서는
사회를 보는 눈을 바꾸어 가게 만든다.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기보다,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포용이란, 누군가를
내 기준에 맞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설계하는 일이라고 저자가 말한다.
우리가 이 말에 대해 곱씹어 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
불쌍이라는 단어를 다시 바라보고
존엄으로, 권리로,
장애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그를 불쌍히 여기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삶이 사회 안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나의 시선부터 다시 가다듬는 일.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은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