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공연의 리허설쯤 되는 건 아닐까 하고요.
‘아직은 괜찮아.’
‘이번엔 실수해도 돼.’
‘다음에 잘하면 되지.’
그렇게 미루고 유예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 적이 많았거든요.
이런 감정들이
김영하 작가의 『단 한 번의 삶』을 읽고 나서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서늘해졌어요.
“삶은 리허설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실전이다.”
이 문장이요.
그 말 앞에서 오래 머물렀어요.
돌이켜보니,
나는 꽤 오랫동안
내 삶을 연습처럼 살아왔더라고요.
실수해도 괜찮다는 자기 위로 속에서,
언젠가는 진짜 내 삶을 살게 되겠지,
막연한 기다림 속에 매일을 흘려보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삶엔 ‘다음’이 없어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이 하루가, 이 계절이,
다시는 오지 않는 단 한 번뿐인 장면이라는 걸
조금 늦게 깨달았죠.
그래서 요즘은
무엇을 하든 마음을 다하려 해요.
설거지를 할 때도,
커피를 내릴 때도,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도요.
평범한 순간이더라도,
그 안에 나만의 감각을 새겨두면
그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하루가 되더라고요.
작가는 말합니다.
우리는 실패 이후의 나를 준비해야 한다고.
완벽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용기,
다시 시작하는 연습,
그리고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요.
예전엔 실패가 두려웠어요.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삶이 나를 다시 쓰려는 방식이기도 하다는걸.
단 한 번의 삶이라면,
남의 기준에 맞춘 성공보다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이 훨씬 중요하죠.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삶이라면,
그 누구의 정답도
내 인생의 정답일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내가 나에게 쓸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문장을 하루에 하나씩 써 내려가고 있어요.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누구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알고 있으니까요.
스스로가 어떤 마음으로
이 하루를 살아냈는지,
그걸 아는 단 한 사람으로서,
나는 나의 삶을 정직하게 살아내려고 해요.
이 단 한 번뿐인 삶의 페이지에,
오늘도 조용히 한 줄 써봅니다.
내가 살아낸 오늘이라는 문장,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의미 있고, 괜찮은 이야기라고 생각해 봅니다.
김영하 작가는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타인이 말하는 ‘좋은 삶’이 아니라,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아내는 것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