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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쓰임을 읽고서

기술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생각은 재능이 아니다.

by 마이진e

생각은 도구다, 그러니까 꺼내 써야 한다

생각을 많이 해본다
근데 그게 뭐에 쓰일진 모르겠다.
보통은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사라진다.
그걸 ‘소모’라고 착각했다.
사실은 ‘낭비’였다.
쓰지 않고, 사용하지 않아서, 휘발됐다.


『생각의 쓰임』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생각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기술이면… 연습으로 익힐 수 있다는 뜻이잖아.

이장에서 멈칫했다.


생각에 대한 잔상이 조금씩 풀렸다.

생각노트 님은 이 책에서
‘좋은 생각’보단 ‘쓸 수 있는 생각’을 말한다.
어찌 보면 책이 참 쿨내 난다.

그러면서도 토닥거려주는 따뜻함도 있다.
일과 일상에서, 생각은 흘러가야 한다고 한다.
막히면 썩는다. 아무렴 고인 물이 썩는 법이다.


흐르게 하려면 ‘쓰기’가 필요하단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연습을 매일 했다던 저자.

그가 쌓아온 생각의 언어들이,
이 책에 촘촘히 묻어 나온다.


특히 좋았던 건
생각을 분류하는 법을 알려준다였다.


정보형, 주장형, 인사이트형.
생각이라는 것을 마치 옷장에 잘 정리해 넣는 느낌.
어수선했던 머릿속이, 보기 좋게 정리되기 시작한다.


“인사이트는 관찰에서 나온다.”

이 한 줄의 말, 계속 곱씹게 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모든 것은 관찰에서부터 시작하는 법

생각은 책상 위에 앉아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사람들 속, 일상 속,
길거리의 포스터 하나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것.
그러니까 자주 나가고, 자주 써봐야 한다.

읽다 보면, 어느새 나의 손에 쥐어진다.


펜을 쥐게 된다. 적고 싶어진다.
이게 바로 생각이 ‘작동’하는 감각일까.


책은 특별히 유난을 떨지 않는다.
무리하게 독자를 휘어잡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냥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
커피 한 잔 사이에
툭툭 내 이야기를 받아 적는 느낌.
그런 점이 더 끌린다. 진심이 느껴지므로


생각의 쓰임.
쓰임이 있다는 것만으로
내 생각이 살아 있는 것이다.

버려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
조용하지만 꽤 의미심장한 위로였다.


이제 나도 써야겠다. 쌓아두지 말고.

언젠가 써야지 말고.

오늘, 지금,
이 생각 한 조각이라도.

툭 하고 흘러나온 생각 그 자체로
그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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