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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되찾아 오기

삶은 내가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가는가? 그것으로 모양이 결정된다.

by 마이진e

오늘도 내 하루가 멀어졌다.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딱 5분만.’

그렇게 열어본 화면 안에는

수십 개의 이야기들이

빛나고, 소리치고, 달려온다.

나는 그 한 조각만 보려 했는데

끝없이 스크롤하는 손가락 아래

시간이 사라지고,

생각이 사라지고,

나도 사라졌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방금 전까지 떠올랐던 문장은

어떤 단어로 시작했는지,

내가 앉아 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모두 희미해진다.

마치 꿈에서 깬 것처럼.

이럴 땐 이 말이 그럴싸하다.

도둑맞았다. 내 시간.

도둑은 언제나 친근한 얼굴로 온다.

새로운 소식, 반가운 알림,

누군가의 멋진 글귀와 웃긴 영상.

그 모두가 나를 멈추게 하고,

내 안의 나를 흔들어 빠져들게 한다.

집중은 어렵게 쌓은 탑인데

작은 알림 하나에 무너지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려면

몇 분, 아니 몇 시간, 어쩌면 몇 날이 걸리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고

나를 탓한다.

왜 이렇게 산만할까,

문제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설계된 자의 유혹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 설계자의 유혹과 싸움 중이다.

깨어 있는 하루를 지키기 위한 펀치 원투 원투...

소심한 나만의 고요를 빼앗는 설계자와의 전쟁.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적어본다.

다시 내 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알림을 꺼도 자.

핸드폰을 뒤집어 두자.

창밖의 나무를 한 번 바라보자.

하루에도 몇 번씩 도둑맞는 집중.

하지만 빼앗기고 나면 후회가 몰아치고

그 소중함이 더 또렷해진다.

삶은 결국

내가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가로

모양이 결정된다.

잠시 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쌓으면 된다.

다시 나를, 내 시간을, 내 하루를

조용히 불러내면 된다.

오늘도 나는,

늘 도둑맞은 마음을 천천히 되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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