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기분이 좋은 순간 이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다.
행복은 언젠가 도착하는 목적지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괜찮은 집, 조금 더 두둑한 통장,
누군가의 인정을 품에 안고서야 비로소
“이제 행복해져도 되겠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엇을 손에 쥐어도 마음은 늘 허전했다.
또 다른 무언가를 바라고, 기다리고, 부족하다고 느끼며
행복은 늘 한 뼘 바깥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날엔가
아주 사소한 순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타고 방 안 가득 퍼질 때,
따뜻한 커피 향이 조용한 하루의 문을 열어줄 때,
그 순간만큼은 참 좋았다. 이유 없이 좋았다.
이런 것이 행복이라면,
나는 이미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행복은 큰 사건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행복이라 부르기로 선택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비 오는 날의 적막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혼자 먹는 밥상에서도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사람에게 따뜻하게 웃어주는 마음.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조건을 붙이느라
행복을 스스로 멀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이만큼은 갖춰야,
그렇게 ‘충분함’을 계산하느라 ‘지금’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때로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정말 지금 이대로의 삶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도
끝없이 기준을 높이고, 마음을 바쁘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행복은 선택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지금 여기의 온기를 느끼기로,
내 안의 평온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을 먹는 순간,
행복은 조용히 나의 삶에 스며든다.
그리고 그날부터,
행복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내 곁에 머물러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한 걸음도 멀리 가지 않고,
내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