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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길 잃은 작은새 일지도 모른다.

길을 잃었어도 날수 있다는 점은 잊지 말자

by 마이진e

가끔씩 떠오른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 여운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중학생 시절 만났던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세련된 그림의 황미나 작가의 작품.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스타일의

시대상을 잘 반영했던 성장 서사 순정 만화로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자리잡은 진섭의 서사가 기억에 살아 있다.


그 책속에서 나는 길 잃은 어린새 같은 진섭을 보았다


진섭은 말이 적은 아이였다.

세상을 먼저 믿어본 적이 없어서,

자신을 설명하는 일에도 서툴렀다.


거리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

그는 살아남기 위해 하루를 견뎠고,

사랑이라는 말보다 배고픔이 먼저였다.

그러니 그의 시작은 어쩌면 ‘결핍’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누군가 건넨 따뜻한 밥 한 끼,

처음으로 불 꺼진 방에서 누운 밤,

입양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새 삶.

그 모든 순간이 진섭에겐 작은 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들어가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뜻함이 낯설고,

사랑이 오래 머무를 거라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섭은 웃었지만, 완전히 안심하진 않았다.


그는 권투를 택했다.

상처를 말 대신 몸으로 흘려보내는 법.

주먹을 내미는 대신 마음을 숨기는 법.

진섭은 그렇게, 링 위에서 자신을 세워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일이

그의 방식이었다.


시간이 흘러 양부모의 사업이 무너지고,

집은 흩어지고, 사람들도 조용히 떠났다.

그 순간에도 진섭은 묵묵히 자신의 삶을 걸었다.

누구 탓도 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았다.


그는 자신만의 속도로 자랐다.

느리고 조용했지만, 분명히.

세상은 그를 밀어냈지만,

진섭은 자신을 놓지 않았다.


진짜 성장이라는 건 아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픈 줄 알면서도 다시 걸음을 내딛는 데 있다는 걸

진섭이 보여주었다.


그의 삶은 드러나지 않아도 빛났고,

크게 외치지 않아도 단단했다.

말없이 성장한 사람의 뒷모습은

종종 가장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진섭이 그랬다.

가장 조용하고 묵묵히 성장해가며


어쩌면 우리는 모두 길 잃은 작은 새인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자.


그 시절의 그 만화가 그리워 지는 날.




새로운 길을 찾는 법

사는 내내 정석대로만 살았던 사람은

나이 들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고 무기력에 빠진다.

그 이유는 그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가면 안 된다고 말리거나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길을 잃어야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다.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야만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가능성과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와 같다.

그 초대장을 자신에게 선물하자.

그럼 두려움 대신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