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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는 연습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배우다

by 마이진e

작가는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

삶의 의미를 그려 주고 있다.


"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기를......"이라는 문구가

참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다큐멘터리《3일》 비디오저널리스트가 기록한 따뜻한 삶의 풍경

15년 동안, 카메라를 들고 길 위에 서 있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큐멘터《3일》의 VJ (비디오저널리스트)였습니다.

화려한 조명도, 자극적인 자막도 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72시간을 조용히 담았죠.


저는 한동안 그 프로그램의 애청자였습니다.

그녀가 비춰온 수많은 삶의 단면들을 대부분은 기억합니다.


그런 그녀가, 카메라 대신 펜을 들어 그 기록을 알려 줍니다.

『참 괜찮은 태도』는 그 긴 기록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책입니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마음을 울리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에 대한 내용을 실어 봅니다.


� 1. 세상엔 다정한 사람이 많다

구로 헌혈의 집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던 어느 날.

카메라 너머로 그녀가 포착한 건,

바쁜 사람들의 작은 다정함이었습니다.

홍대나 압구정이 아닌 것이 신기할 정도여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그들의 모습이 의미심장했습니다.

공감과 연대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는 일상의 행동들에서 비롯됩니다.

브라이언 헤어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책 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만든 장면이었죠.


� 2. 너무 낙담하지도, 너무 자만하지도 말 것

2010년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졌습니다.

삶의 기반이 무너진 그 섬에서 사람들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낙담하지 않고 순응하며 일상의 일들을 묵묵하게 해내는

섬 주민들 그들의 모습은 고사성어 ‘고진감래’, ‘흥진비래’의

진짜 의미를 보여주었습니다.


❄️ 3. 인생의 겨울을 건너는 사람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아내. 남편은 고공 철탑 위에,

그녀는 도시락을 싸 들고서 농성 중인 철탑 위 남편을 만나러 갑니다.

뷰 파인더 앵글 속의 남편의 모습.

눈물도 웃음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계절.

그러나 그 일상은 인생의 시련을 고통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을 바랐었을 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이 고요히 심장에 박힙니다.


�️ 4. 누구도 불행을 증명하라고 할 권리는 없다

세월호 유가족의 평범한 하루를 촬영하던 어느 날,

남아 있는 가족들은 그 가족들을 위해 평범한 일상을

웃음으로 보냅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왜 웃고 있냐고요.”

하지만 그녀는 조용히 말합니다.

“누구도 타인의 불행을 증명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다.”

그 한 문장 앞에서 나는 한참을 멈춰 서 봅니다.



잊히지 않는 비극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때 우리의

시선은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뜻한 시선, 그 앵글 너머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그녀의 카메라 앵글 너머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녀는 장면을 찍은 것이 아니라,

장면 너머의 삶을 담아냈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녀의 ‘있는 그대로의 시선’과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배웁니다.


세상은 여전히 따뜻할 수 있다는 믿음,

그 따뜻함을 알아보는 눈을 가질 수 있다면,

참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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