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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로 CHANCE

The sun stands still so you can .

by 마이진e

좋아하지도 않는 일로 삶의 시간을 낭비하는 건
참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실패자로 보일까 두려워
로운 진로를 향한 마음을 외면한다.


결국 수년, 어쩌면 몇십 년을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일에 매달리며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꼭 한 가지 직업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 일에 시간과 자원을 얼마나 쏟았든,

지금의 내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다면

멈춰 서서 방향을 바꿔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는 책임을 진다.
정한 길이니, 무른 마음 없이 버티고

투자한 만큼의 땀과 시간을 감내하며 걷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일이 점점 '내 일' 같지 않다.

나답지 않은 옷을 걸치고 사는 기분.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매일 한다는 건

스스로를 천천히 갉아먹는 일이니까.
내 삶의 시간을, 애정 없이 그저 흘려보내는 일이니까.


더 안타까운 건, 그걸 알면서도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까워서’
계속 붙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9년전의 내가 그러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만두면 실패자 같잖아.”
“지금까지 쌓은 걸 포기하겠다고?”

그럴듯하지만, 잔인한 말들이다.


그 말들에 갇혀 지긋지긋한 감정 속에서
오늘도 자신을 눌러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이것 아닐까.
‘나는 지금, 내가 사는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
‘이 일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


때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배가 엉뚱한 섬을 향하고 있는데
“이미 너무 멀리 왔으니까”라며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는 건
참으로 미련한 일이 아닐까.


돌아서는데 드는 시간보다
계속 버티는 데 드는 감정 소모가
훨씬 더 클 수도 있다.


인생은 굳이 한 가지 직업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면,
그 일 속에서 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
지금 필요한 건
멈춤과, 새로운 시작일지 모른다.


'남들이 뭐라 할까 봐' 계속하고 있다면,
그건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견디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하루하루를 그냥 견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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