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벽돌책 읽기 도전
김승호의 『돈의 속성』, 우석의 『부의 인문학』,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레이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 ,오건영의 『환율의 대전환』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이름을 가진 책들이다.
‘경제책’ 하면 떠오르는 묵직함,
그리고 한 페이지에 열 번도 넘게 등장하는
낯선 개념과 용어들.
예전 같으면 펼치자마자 덮어 버렸을 법한 책들이다.
그런데도 요즘 나는 이 책들을 읽는다.
총, 균, 쇠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그 책
난, 아직 『총, 균, 쇠』도 읽지 못했다.
지극히도 벽돌책을 싫어 했기 때문이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몇 번을 펼쳤다가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덮어버렸던 책.
그 두께며, 낯선 용어들이
왠지 ‘,내가 읽기 에는 버겁다." 라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었다.
그러니 요즘 내가 읽고 있고 읽어갈 책들을 보면
스스로도 조금은 놀랍다.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모르는 단어 밑줄을 그어가며,
한 줄, 또 한 줄 따라간다.
경제사 영역의 사피엔스라 말할수 있다는
레이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 를 꼼꼼히
정독 중에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어려운 경제서를 붙들고 있는 걸까?
왜일까? 알고 싶어서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내 돈의 흐름,
그리고 내 삶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들.
사실 경제를 몰라도 당장 오늘 하루는 지나간다.
하지만 경제를 알아야 내 삶의 방향을 더 정확히 잡을수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돈의 속성』에서 ‘돈은 감정 없이 다루어야 한다’는 말을 배웠고,
『부의 인문학』을 통해
돈과 철학이 연결되는 방식에 눈을 떴다.
음 이책은 중간 정도까지 읽다가 책장에 꽂혔다.
아무래도 다시 한번 꺼내 들어보아야 겠다.
코스톨라니는 내게 말했다.
“군중과 반대로 가라.
돈은 뜨겁게 사랑하되, 냉정하게 다루어야 한다.”
뉴스 속 숫자들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내 소비와 투자, 선택의 기준이 되는 세계라는 곳을 확인해 보기 위해
환율의 대전환』을 선택해 보았다. 물론 아직도 어렵다.
한 문장을 세 번 읽어야 이해될 때도 있고,
그래프 하나를 넘기지 못해
다시 처음부터 읽을 때도 있다.
예전엔 ‘뉴스는 어려워서 안 봐’ 했던 내가
이제는 한 기사 속 용어 하나에도 귀를 기울인다.
경제책을 읽는다는 건
거대한 지식을 쌓는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움과 친해지는 연습’ 같다.
총균쇠도 안 읽은 나지만,
지금 이 책들을 통해
나만의 세계를 조금씩 쌓아가는 중이다.
하루 한 페이지라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말이다.
성장은 때때로,
이해보다 끈기에서 온다는 걸 요즘 부쩍 자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