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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Feb 10. 2022

동조행동(同調行動,conforming behavior)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동조(conformity): 사회적 규범이나 다수의 태도나 의견에 따라서 개인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것.


사회 심리학의 관점에서 동조(Conformity)는 응종(Compliance)과 함께 굉장히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어서, 개인의 행동이 의외로 타인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임의로 만든 규칙일지라도 다수에 의해 손쉽게 사회적 규범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애쉬(S.Asch)의 유명한 선분 실험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졌으며, 동조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신체적인 반응까지도 일어날 수 있음도 밝혀졌다. 만일 타인의 행동이 아니라 권위에 의해 응종이 발생할 경우에는 동조가 아니라 복종(Obedience)이라고 부른다.

응종(應從, Compliance): 공적으로 암시된 어떤 요청에 대해서, 어떤 사람이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그 요청과 일치되게 행동과 태도를 바꾸는 것(나무위키)

 

어느 날 여러분이 거리를 걷고 있을 때 긴 줄을 서있는 사람들과 마주쳤습니다. 앞 줄 쪽을 보니 마침 뉴스에서도 화제가 된 IT 신제품 발매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그다지 흥미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어느 순간에 그 줄의 마지막에 붙어 섰습니다….


줄 서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믿을 수 없겠지만 줄을 세우는 것은 판매를 신장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줄을 세우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으는 것입니다. 어떤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새로운 햄버거를 발매할 때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줄을 세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 맞춘다]


줄 서기가 마케팅 효과를 가지는 이유는 몇 가지가 생각될 수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동조(conforming)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한 판단과 행동에 자각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우리들을 동조시키려고 하는 힘을 여러 장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중 많은 것은 광고나 마케팅 분야입니다. ‘우리 회사의 맥주는 매출 1위!’라고 하는 광고를 본 적이 없나요? 혹은 많은 사람들이 차례차례로 등장하여 ‘이것 정말 맛있네!’ 말하는 광고는? 이러한 광고는 다른 사람이 내린 평가에 동조하기 쉽다는 인간의 심리적 특징을 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이라고 들으면 그 상품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조하여 구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선거를 할 때에도 동조를 활용함으로써 득표수를 늘리는 수법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투표 직전까지 어느 후보, 정당에 투표를 할 것인가 정하지 못하는 소위 무당층(浮動層)의 유권자 대부분은 ‘이길 것이다’라고 예측된 후보,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효과에 의해 특정 정당이 압도적으로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매스컴에서 정권교체를 노리고 자의적으로 특정 정당이 유리할 것 같다는 정보를 선거전 이전에 보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난 시의 동조 행동]


재난 시 동조 행동이 생명을 위험하게 한 사례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2001년 발생한 동시 다발적 테러의 경우, 붕괴된 미국 무역센터 북쪽 건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옥상으로 대피하느라 계단을 올라가는 바람에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차량 안에 연기가 가득 차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 승객들의 사진이 남아 있습니다. 재난 시에는 통상적인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동조 행동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기 쉽게 되는 것입니다.


[비 민주적인 사회의 구축도 역시]


동조 행동의 발현에 의해 소수의견이 묵살되어 버려 비민주주의적인 사회가 구축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 현상은 인터넷 상의 논의 등에서 많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에서 다수파가 소수파의 댓글에 대하여 집단으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부정해버리는 장면을 본 적은 없는지요? 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인기 있는 유저의 팔로워 인원수는 점점 늘어나고 인기가 없는 팔로워는 늘지 않는 경향이 눈에 띄게 됩니다. 이것도 동조 행동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질서유지에 필요불가결]


이렇듯 우리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는 동조의 힘이지만 실제로는 인간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 불가결한 심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의 동시다발 테러의 경우 생존자의 압도적 다수는 판단 정지상태에 빠지고 말았는데 '계단을 내려가서 빨리 밖으로 탈출'하도록 재촉하는 일부의 사람에 동조함으로써 목숨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솔로몬 애쉬(Solomon Asch, 1951)의 동조 실험]

선분 실험으로 유명한 애쉬의 동조 실험(conformity experiment) 연구이다.

애쉬는 하나의 선이 그려져 있는 카드(Exhibit 1)를 보여 준 후, 길이가 다른 선분 세 개가 그려진 또 다른 카드(Exhibit 2)를 참여자들에게 제시했다. 두 번째 보여 준 카드의 선분 하나(A)는 처음에 제시한 카드와 동일한 길이를 가지고 있다. 애쉬는 참여자들에게 두 번째 보여 준 카드에서 처음 보여 준 카드와 동일한 길이인 선분을 선택하게끔 했다.

구체적으로 총 7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선분을 짝 맞추게 되는데, 참여자 한 명 이외 다른 여섯 명은 실험 도우미로 고의적으로 오답을 말하게 된다. 이렇게 실험을 한 결과, 혼자 있는 상황에서 정답률은 99%인 반면, 집단 상황에서 정답률은 63%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쉬는 이후 후속 실험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동조가 발생하는 경계조건을 확인했는데,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는 동조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며 협력자가 3명일 경우 동조 현상이 가장 강하게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실험 협력자 중 단 한 명이라도 다른 답을 말한 경우 오답률이 25% 감소하는 것 역시 확인돼, 동조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만장일치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확인됐다.

(동조를 조장하는 요인)

- 자신이 정답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기 신념이 모호한 경우
- 집단에 적어도 3명이 있고 구성원들이 만장일치할 때
- 그 집단의 지위와 매력을 동경할 때
- 개인이 불안감을 느낄 때
- 그 집단의 다른 구성원이 나를 관찰하고 있다고 느낄 때
- 개인의 문화가 규범에 대한 존중을 장려할 때
-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일 때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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