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presentation, self-disclosure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누구 하고 든 함께 일을 잘할 수 있지만 그다지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 ‘결단력은 있지만 다른 사람의 기분 변화를 눈치채는 것은 별로 잘하지 못한다’ 등 바람직한 성격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까지 다양한 대답이 가능하겠지요?
그러면 여러분은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은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실제로는 어떠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와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그다지 자신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입사 면접 등의 상황에서는 자신감에 넘치는 태도를 취하는 일도 있고, ‘자신은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것이 별로 익숙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사내 행사에서는 사교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인상을 조작하여 자신에 대하여 바람직한 인상을 갖도록 하는 행위를 자기 제시(self presentation)라고 합니다. 즉, 우리들은 이 단어처럼 일상에서 자기(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를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떠한 인간이다라고 다른 사람에게 생각되기를 바라는가 는 상황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또 다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보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전략이 필요하게 됩니다.
자기 제시의 전략은 Jones와 Pittman(1982)에 의하면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A라는 학생을 상상해 봅시다. A는 심리학과 학생으로서 일주일에 몇 번 테니스 동아리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A는 매일매일 각 상황별로 어울리는 자기를 주위의 사람들에게 나타내고자 합니다.
대학 동아리 활동 중의 A는 자신이 다른 사람이나 동아리 멤버와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호의를 얻기 위해서 하는 자기 제시는 환심 사기(ingratiation)이라고 합니다.
동아리 회원과의 사이에서는 술에 취해서 실수하는 일도 제법 있는 A이지만 과외지도를 하는 집에서는 자신은 학생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정도의 인간이라는 것을 나타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A는 학생의 앞에서는 단정한 복장을 하고 성실한 태도를 취합니다. 이처럼 자신을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자기 제시는 시범(exemplification)이라고 합니다.
취업을 위해 어느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간 A는 자신을 지적이고 유능한 사람이다 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말하는 자세나 내용에 크게 신경을 썼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한 자기 제시를 자기 선전(self-promotion)이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동아리 회원들과의 회식에 나갔던 A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술 취한 사람과 시비가 붙게 되었습니다. 내심 약간 겁이 났지만 여기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상대는 더욱 대들 것입니다. 그래서 A는 상대의 눈을 노려보고 강한 어조로 대항을 했습니다. 이처럼 상대를 위압하기 위한 자기 제시를 위협(intimidation)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날, A는 늦잠을 자서 중요한 수업에 결석을 하고 말았습니다. 학점을 따기 위해서는 다른 친구에게 노트를 빌려 복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A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연일 철야를 한다는 것, 몸상태가 최근 별로 좋지 않다는 것 등을 이야기하고 노트를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상대의 동정을 얻기 위한 자기 제시는 애원(supplication)입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자기 제시는 때와 장소에 어울린다라고 생각되는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상대로부터 자신이 바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상대를 조종하려고 하는- 전략입니다. A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떠한 자기 제시가 가장 효과적인가는 상황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또 어떠한 자기 제시를 하는 경향이 있는가는 그 사람의 특성과 문화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결국, 우리들은 그때의 상황이나 자신의 문화나 사회에 어울린다라고 생각하는 자기 이미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타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 제시는 성공하면 상대로부터 원했던 반응을 얻을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치다든지 실패한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맙니다. 또 본래의 자기 모습과 너무 다른 자신을 꾸며내는 것은 커다란 스트레스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자기 제시는 자신의 본래의 능력이나 상대의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가면서 밸런스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개방(自己開放, self-disclosure)이란 1971년 임상심리학자 Sydney Jourard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언어를 수단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를 특별한 의도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본인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또 상대방의 편향으로 오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개인정보를 개방하면 그만큼 상대방은 호의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자기 개방의 빈도와 정도는 남성과 여성이 다릅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자기 개방을 적극적으로 합니다.
자기 개방의 동기에 있어서도 남성은 여성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는 경우가 많은데 비하여 여성은 상호 자기 개방 자체를 즐기는 것이 주요 동기입니다.
또 자기 개방에는 상호성 규범(the norm of reciprocity) 또는 호혜성 원리가 작동합니다.
상호성 규범(the norm of reciprocity) 또는 호혜성 원리는 우리가 다른 사람이 우리를 위해 한 일을 보상 또는 현물로 보답할 것을 요구한다. 사람들이 받은 혜택에 대한 이익을 돌려주고 또는 받은 손해에 대해서는 무관심이나 적대감으로 대응함으로써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호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한 호혜성의 사회적 규범은 종종 사회생활의 다른 영역이나 다른 사회에서 다른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위키백과)
참고로 심리상담 기법으로서의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은 상담자가 상담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내담자가 현재의 갈등을 자기만 겪는 문제로 지각하고 있거나, 상담자의 유사한 체험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거나, 내담자의 절실한 질문이 있을 때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공개할 수 있고 이것을 상담자의 자기 공개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역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