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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Feb 02. 2022

감정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 정서 이론

feeling, emotion, mood, affect

 감정, 정서, 기분, 정동과  feeling, emotion, mood, affect와 관련해서 번역과 용어 정의를 둘러싸고 혼란이 있기도 하지만 아래 글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말고 그냥 읽으셔도 됩니다. 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소개합니다.

정서(情緖) :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감정(感情)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느낌 :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

정동(情動): 희로애락과 같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 진행 중인 사고 과정이 멎게 되거나 신체 변화가 뒤따르는 강렬한 감정 상태.


이 두근거림은 무엇 때문?


 ‘친구들이 자리 채워 달라고 해서 소개팅에 갔는데 약혼자가 다른 모임을 하고 있었다. 놀라서 가슴이 쿵쿵!!’ ‘로맨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줄곧 어긋났던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 다시 결합했다. 감격해서 눈물이 주르륵…’ 등 무언가의 계기(심리학에서는 ‘자극’이라고 함)에 의해 갑자기 생기고 비교적 단시간에 가라앉는 기분을 정동(AFFECTS, 情動)이라고 합니다. 대개의 경우 앞의 예와 같이 심장박동수의 증가와 눈물 등 신체의 변화를 수반합니다.


기분과 신체의 변화는 어느 쪽이 먼저?


 심리학자들은 ‘기분’과 ‘신체의 변화’의 관계에 주목하고 어느 것이 우선인가를 토론해 왔습니다. ‘우니까 슬프다’ 즉 무언가의 자극에 의해 신체의 변화(눈물)가 생기는 것에 의해 ‘지금 나는 슬프구나’라고 알아차리고 슬퍼진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제임스-랑게 이론(James-Lange theory),

 그 반대로 ‘슬프니까 운다’ 즉 뇌가 감지한 슬프다고 하는 기분이 눈에서 ‘눈물을 흘려라’라는 신호가 된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캐논-바드 이론(Cannon-Bard theory)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을 때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려고 긴장하고 있을 때도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땀이 나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신체의 변화가 반드시 어느 특정의 기분과 대응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의 두 가지 이론으로는 아무래도 이런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원인에 대한 생각에 따라 기분이 변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한 것이 샥터와 싱어(Schachter & Singer)의 2 요인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서는 어떤 기분에는 몸의 변화만이 아니라 그것이 무슨 원인으로 생긴 것인가 하는 판단이 관여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우리들은 ‘왜 가슴이 두근두근하지?’라고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는 사람이 자신의 험담을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들었기 때문이다’라고 판단한다면 ‘분노’를, ‘지금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판단하면 ‘긴장’을 느끼게 되는 셈입니다. 만약 100미터 경주를 하고 난 직후처럼 심장박동이 빨라져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때라면 몸의 변화에 정동을 연계시켜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몸의 변화’만이 아니라 그 ‘원인’을 어떻게 포착하는가도 정동에 미치는 요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론입니다.


샥터와 싱어(Schachter & Singer)의 에피네프린(epinephrine) 실험


 실험 참가자는 ‘시각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의 효과’를 조사한다라고 설명을 듣고 에피네프린(epinephrine) 주사를 맞았습니다. 에피네프린(epinephrine)은 심장박동 증대와 동공 확대라고 하는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신경전달물질)의 하나입니다. 약의 효과는 참가자에게는 전해주지 않았습니다. 에피네프린(epinephrine)으로 인한 신체증상은 나타났는데 이러한 신체증상은 흥분(두근두근)하고 있을 때 발생하지만 그 흥분은 분노나 공포로 일어날 수 도 있지만 기쁨에 의해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


 참가자가 기다리고 있는 사이, 대기실에 동일한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사실 이 사람은 가짜 실험 참가자(연구자의 의도대로 연기하는 실험 협력자)입니다. 이 사람은 한 장면에서는 매우 즐거워하고 다른 장면에서는 아주 화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실험 협력자의 모습을 목격한 실험 참가자에게 ‘지금의 기분’을 답하도록 했습니다.


 에피네프린(epinephrine) 주사를 맞아서 생리적 흥분상태에 있는 데도 왜 흥분이 되었는지를 알지 못하는 실험 참가자는 옆에 있는 실험 협력자의 기분에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왜 자신이 두근두근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이 화를 내고 있으면 ‘자신도 틀림없이 화를 내고 있겠지’라고 해석해 버리는 것입니다.

 몸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생리식염수 주사를 맞았던 참가자와 에피네프린(epinephrine)의 효과에 대하여 정확한 설명을 들었던 참가자에게는 이러한 주변 사람(실험 협력자)의 영향이 없었습니다.


몸의 변화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우리들의 감정은 복잡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분노’나 ‘기쁨’ 나아가서 ‘사랑’까지도 진짜 이유는 자신으로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언가 별개의 이유로 생긴 생리적 변화를 잘못 추측하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흥분상태에 있으면 주위 사람의 감정에 휩쓸려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때는 한 발 물러나서 침착하게 자신의 몸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주 상황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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