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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31. 2022

트라우마를 없애려면 – 자기 개방의 영향

trauma와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의 영향

자기 개방(self-disclosure)에 대해서는 이 매거진의 다른 글 [자기 제시(自己提示)와 자기 개방(自己開放) (brunch.co.kr)] 참조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낼 수 있는 상대방이 있습니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행위를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조금이라도 좋게 보이고 싶다’, ‘이런 사람으로는 인식되고 싶지 않다’라는 숨겨진 의도 없이 자신의 일을 상대방에게 내보이는 행위입니다. 자기 개방은 트라우마(심리적 외상) 체험과 관계가 있습니다.


자신을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자기 개방에 대하여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개방하는 내용의 폭과 깊이입니다. 폭은 여러 가지 자신의 측면에 대하여 개방하고 있는가 이고 깊이는 어느 정도 개인적인 것을 전달하고 있는가를 말합니다. 인간관계의 진전 단계와 자기 개방의 폭과 깊이에는 쐐기 모양의 관계가 있습니다. 친근하게 될수록 넓고 깊게 자기 개방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깊이에 대해서는 친하다고 해서 상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모든 측면에 대하여 동일하게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애상담은 어릴 때부터의 친구, 업무 관련 고민은 입사동기 등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자기 개방과 트라우마에의 영향


 자기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이 심신에 가져오는 영향에 대해서는 트라우마 체험이 관계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일이 없는 사람’,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 사람’,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그것을 공개하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비교해 보면 체험한 트라우마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사람의 심신 건강상태가 가장 나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트라우마 체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지 않고 있는 상태가 그 사람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트라우마 체험이 있다고 하는 자신의 단면을 공개하는 것은 어떤 심리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까요? 트라우마에 대하여 말하는 것으로, 마음속에 앙금과 같이 머물러 있는 싫은 것을 토해 냄으로써 트라우마 이외의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심신의 건강이 향상된다고 하는 개념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이 행하여졌습니다.


트라우마의 개방과 작업기억


 실험으로 다룬 것은 트라우마의 개방과 사람의 작업기억(몇 가지 사물을 동시에 생각할 때 극히 단기간 일시적으로 정보를 축적해 두는 기억)과의 관계입니다.

 실험 참가자는 사전조사에서 트라우마 체험이 있다고 밝힌 사람들입니다.

 최초에 단어의 기억테스트를 하여 작업기억의 용량을 측정합니다(1회 차).

 그다음 일주일 후부터 3주간에 걸쳐서 주 1회씩 작문 과제를 하였습니다. 작문 과제를 끝내고 1주일 후(2회 차)와 5주일 후(3회 차) 각각 1회, 다시 단어 기억테스트를 하여 작업기억의 용량을 측정하였습니다.


작업기억의 테마로서는 다음 중 어느 하나를 부여하였습니다.

(1) 자기 자신이 체험한 트라우마에 대하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끌어내어 적기
(2) 전날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적기
(3) 미래 자기 자신의 인생 성공에 대하여 상상하여 적기

결국 테마(1) 부여받은 참가자가 트라우마를 공개하는 것이 됩니다.


 단어 기억테스트의 결과를 보겠습니다.


 작문 과제 실시 전(1회 차)과 작문 과제 종료 일주일 후(2회 차)의 비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1회 차와 작문 과제 종료 5주일 후(3회 차)의 비교에서는 작문 과제의 테마로서 트라우마 체험에 대하여 적도록 지시받은 참가자들의 기억테스트 성적이 그렇지 않은 테마에 대하여 작문 과제를 했던 참가자들보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체험 이외의 테마에 대하여 적었던 참가자들은 작문 과제와 기억테스트 성적 간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트라우마에 관하여 적어 보는 것은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1개월 이상 경과하고 나서는 참가자들의 적업 기억용량을 증가시켰던 것입니다.


자기 공개로 심신의 건강을 회복한다?


 트라우마에 대하여 드러낼 기회가 없는 상태로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있으면 그것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못하게 되어 원래 다른 처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준비되어 있어야 할 작업기억의 부분을 차지해 버리게 됩니다. 자기 개방이라고 하는 행위는 어느 정도 트라우마에 의한 굴레에서 우리들을 해방시켜 사물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뇌의 여유를 돌려줌으로써 심신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누구에게 어느 정도 개방할 것인가는 또 다른 숙제이기는 합니다.


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vs.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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