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사고 모드: heuristic과 algorithm
우리들은 생각 이상으로 사람의 겉모습이나 복장으로부터 인상의 영향을 받습니다. 나아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나 직책 등에 영향을 받아서 말하고 있는 내용을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사고 과정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의 이미지 등에 좌우되는 휴리스틱(heuristic) 과정과 내용의 진위나 옳고 그름을 깊이 생각하는 알고리즘(algorithm)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 2가지의 과정을 때와 장소에 대응해서 바꾸어 가며 사용하고 일상적인 문제를 익숙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커피를 아주 좋아해서 커피가 없으면 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원두커피를 구입할까 검토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가니 A사의 상품은 300g에 63,000원이고 B사의 상품은 350g에 68,000원입니다. 그럼 1년간 A사 또는 B사의 커피를 계속 마시면 어느 쪽이 경제적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매장에서 다음과 같은 사고 회로를 사용하여 생각합니다. ‘마시려면 A사! 언제나 어디서나 A사의 커피!’ ‘B사의 상품이 더 많이 들어 있으므로 B사의 것을 사자!’ ‘오늘의 특판 상품은 어느 회사 것인지?’ 등등, 이렇게 이미지나 직접 비교, 선전 등을 실마리로 하여 직감적인 방법으로 대충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휴리스틱적 과정의 특징입니다.
한편, 1그램 당 단가를 암산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A사의 커피는 1그램당 210원, B사는 194원으로 B사 쪽이 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학적, 논리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알고리즘적 과정의 특징입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우리들은 거의 알고리즘적 과정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알고리즘적 과정에는 정확한 답은 나오지만 느리고 피곤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휴리스틱 과정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A사의 커피를 구입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신속하고 힘이 덜 든다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장의 선반 앞에서 끙끙대며 암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요.(대형 매장에는 단위당 가격을 붙여 놓기도 하지만)
나아가 이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그냥 무시해 버리고 다른 것에서 절약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간 계속되어 여러분의 용돈이 더욱 줄어들고 말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용돈 가계부를 가지고 100원 단위까지 낭비를 줄이지 않으면 다음 월급날까지 하루하루 날자를 기다리게 됩니다. 이 경우 암산이든 계산기든 사용해서 정답을 내려고 하겠지요.
이렇게 무언가의 이유로 ‘틀리지 않도록 해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높을 경우 알고리즘적 과정은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서류작성이나 작업순서의 학습, 시험 등에 알고리즘 과정은 작동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일상생활에서는 휴리스틱 과정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정답에 관련될 것 같은 정보를 무시합니다. 거기서 강조되는 것은 그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외면적인 요소들입니다. 커피의 경우라면 ‘아무래도’나 ‘항상 A사의 커피를 구입했으므로’, ‘B사가 포장을 새롭게 했으므로’ 등이 해당합니다.
통상 휴리스틱 과정에 의한 사고를 사용해도 일상생활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판매업자는 이러한 사고의 틈을 파고들어 불필요한 물건을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많은 건강식품의 광고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박사’가 출연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제복 같은 것을 입은 방문판매원이 공적기관에서 온 것처럼 이름을 대고 물건을 판매하는 수법도 역시 일상의 휴리스틱적 과정에 의한 사고의 틈을 파고드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