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몇 년 만에 마주한, 가족이라는 섬

by 데미안

오랜만에 돌아선 그 숲길은 여전히 낯설었다.

멀리서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던 길 위에 세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걸었지만, 나는 지금 혼자였다.


지점을 운영하며 지난 몇 년 동안,

가족은 마치 외딴섬처럼 멀어져 있었다.

아버지의 농담 섞인 잔소리도, 어머니의 포근한 웃음도, 남동생의 까불까불한 장난도, 어느새 전화기 너머 먼 추억이 되어버렸다.


계약서 더미와 조직 매니지먼트로

빼곡한 매일 속에서, 나는 문득 주변을 둘러보았다.


매일 같은 풍경이 반복되던 어느 날 저녁,

나는 문득 부산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10일 정도 하와이에 다녀오지 않을래요?”

부모님과 남동생은 예상치 못한 제안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동안 우린 언제나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 여행을 미뤄왔다.


이번 기회만큼은 꼭 잡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 달부터 펼쳐질 10일간의 하와이 일정을 조심스레 준비했다.


여행 준비 기간은 마냥 설렘이었다.

엄마는 짐을 챙기며 과일, 선크림, 작은 베개까지

꼼꼼히 챙겼고, 아버지는 여행 가방의 무게를 재느라 옷을 몇 번이나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남동생은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을 챙기느라

한껏 들떠 있었지만,

부모님은 아들과의 해외여행을 앞두고

살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마침내 공항에 도착했고, 우리는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린 여행 계획표를 손에 들고 10일간의 모험을 기다렸다.


하와이에 도착 후 해변에 첫발을 디딘 순간,

부드러운 모래 위로 해가 따사롭게 내리쬐었다.

아버지는 서툴게 걸친 선글라스 너머로 파도를 바라보았고, 엄마는 영어 메뉴판을 펼쳐 놓고 진땀을 흘리며 번역기를 작동시켰다.


남동생은 들뜬 기분에 수영복 차림으로 곧장 해변으로뛰어들었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마냥 웃음이 터졌다. 첫날부터 엉성하게 보이던 우리 가족의 모습이었지만,그 덕분에 여행의 설렘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해변가에 해가 지고, 아버지께서는 작은 돌멩이

몇 개를 주워 내 손에 건넸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조용히 말했다.

“함께 있으니 정말 좋구나.”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살며시 웃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비행기는 구름 위를 유유히 날고 있었다.

나는 팔짱을 낀 아버지께 조용히 말했다.

“예전보다 지금 이 순간이훨씬 소중해요.” 아버지는

내 말을 묵묵히 듣다가 따뜻하게 미소 짓고 내 등을

토닥였다.


그렇게 우리는 10일 동안 함께 만든 추억을 다시금 마음속에 새기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부산에서 서울집으로 돌아온 첫 날,

익숙한 풍경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가족의 온기가 사라진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마음

한켠이 살짝 허전했다. 하지만 그 허전함 속에는

묘하게 다가오는 작은 따스함의 예감이 숨어 있었다. 먼 곳에서 부드러운 두 눈으로 나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


나는 그 예감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일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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