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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물고기 Dec 23. 2023

<살롱 드 경성> 김인혜 작가

강연을 듣고 여운을 캘리로 남기다

20세기 두 천재가 사랑한 여인… 그는 동지이자 매니저, 후원가였다

[아무튼, 주말-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

시인 이상과 화가 김환기의 아내

시대 앞서간 예술 후원가 김향안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

입력 2022.07.16. 03:00

업데이트 2022.07.17. 17:06

<사진, 그림, 기사 출처;조선일보>

김향안(1916~2004)은 누구인가? 시인 이상의 아내일 때는 ‘변동림’이라는 이름으로, 화가 김환기의 아내일 때는 ‘김향안’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인물. 그녀는 20세기 한국 문예계를 대표하는 두 천재 예술가의 아내인 동시에, 스스로 수필가이자 화가로 활동하며 독자적인 삶을 끊임없이 추구했던 작가였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이상과 변동림

다방 낙랑파라의 실내 사진. 변동림과 이상이 처음 만난 장소로, 1930년대 경성 예술가들의 집결지였다. 개인소장.



이상의 수필, ‘슬픈 이야기, 어떤 두 주일 동안’의 삽화. 1937년 6월 ‘조광’에 처음 발표될 때 함께 실린 삽화이다. 누가 그린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매우 독창적인 그림이다



캘리로 옮겨적어 보았습니다

나는 이 태엽을 감아도 소리 안 나는 여인을 가만히 가져다가 내 마음에다 놓아두는 중입니다… 여인, 내 그대 몸에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으리다. 죽읍시다. “더블 플라토닉 슈사이드(double platonic suicide·정신적 동반자살)인가요?” 아니지요. 두 개의 싱글 슈사이드지요… 여인은 내 그윽한 공책에다 악보처럼 생긴 글자로 증서를 하나 쓰고 지장을 하나 찍어 주었습니다. “틀림없이 같이 죽어 드리기로.”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 . 이상




김환기와 김향안

1955년 겨울, 김향안이 파리에 있을 때, 김환기가 서울에서 보낸 그림 편지. 환기미술관 소장.


캘리로 적어 보았습니다.

1955년 겨울, 김향안이 파리에 있을 때, 김환기가 서울에서 보낸 그림 편지. 환기미술관 소장. “1955년 파리에서 처음 성탄일을 맞이하는 나의 향(鄕)에게 행복과 기쁨이 있기를 마음으로 바라며, 진눈깨비 날리는 성북산협에서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아 준다. 너를. 나의 사랑 동림이”라고 쓰여있다.


1957년 팔짱을 끼고 파리 거리를 활보하는 김환기(왼쪽)와 김향안.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김향안이 그린 부부, ‘산보’, 1977-90, 환기미술관 소장.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출처 ; 서울예술기행


굳이, 오늘 강연의 여운을 남기고 싶어 올립니다.

이제서야 나는 생각한다. 서양의 화가나 문인들의 이름이나 작품에 대해서는 알고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으나 우리나라 근대사를 수놓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문예인들에 대해서는 그닥 아는 바가 없었음을...

이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제라도 조금씩 그들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졌다. 작가님의 말처럼 나 또한

우리가 혹은 누구라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카페에서 혹은 술집에서든)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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