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노동하는 미술가
커버 이미지: 조동균-시간 속에서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17-9. 162X133.3cm mixed media 2017
아주 작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내면의 울림에 다가갈 수 있다.
-작업 노트에서
노동자로서의 미술가
노동자로서 미술가의 개념은 미술가의 예술노동 가치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미술가의 노동에 대해 현행법의 틀 안에서 노동가치를 인정하고, 그 결과물을 공공재로 받아들이면서 사회적 보상이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노동자로서의 미술가라는 개념은 미술가들이 노동의 한 형태로 활동하는 개인이며, 그들의 창조적인 활동이 노동 집약적인 노력임을 강조합니다.
'미술작품을 창조하는 행위는 육체적, 지적, 감정적 노동을 수반하는 활동입니다.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적 분배의 형평성 등 기본적인 권리를 논의하는 토론에 미술가들을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술가의 사회적 권리와 공정한 보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노동정책과 사회적 분배에 대한 토론에 미술가들을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노동자로서의 미술가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술가는 예술의 창조적 활동이 갖는 독특한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노동자로서의 사회적 정체성을 존중받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미술가의 창조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며, 경제적 맥락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프랑스의 비정규직 공연 예술가인 '앵떼르미땅(Intermittent du spectacle)'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처해 있는 예술가들을 위한 '특별실업보험체계'로, 프랑스 예술가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제도입니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은 '일반실업보험' 체계에 편입됩니다.
이 특별한 체계는 예술가들에게 특별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일반근로자와는 다른 유연한 규정을 적용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5개월 동안 507시간을 근무하면 실업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 혜택은 최대 연속 8개월 동안 지속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인 예술 분야에서 근무하는 예술가들에게 일정한 경제적 안정성을 제공하고, 창의적인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프랑스의 '앵떼르미땅' 사례는 예술가들을 위한 보호 체계가 사회적 안전망의 일부로써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스로 노동하는 미술가
'미술가는 자본 없는 자본가이자, 노동조합 없는 노동자입니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노동하면서 창조하는 예술가는 그 자신이 생산자입니다. 이는 미술가를 창조의 중요한 주체로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스스로 노동하는 것은 창조적인 힘이 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술가는 인간의 기본욕구에 더하여 ‘창조적 욕구’를 하나 더 갖고 있는 인간입니다. 인간의 기본욕구는 생존을 위해 작동하는 생체프로그램이라고 가정할 때, 미술가는 인간이 생존을 위한 기본욕구마저 배제하면서 창조적 욕구를 추구합니다. 이는 실존적인 관점에서 예술가의 독특한 특성으로 간주하며, 예술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여기는 인식은 삶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미술가의 특성은 다양한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화가들은 자신만의 예술적 비전을 추구하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통해 사회에 미술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술가들은 종종 기본적인 경제적 보장 없이도 자아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들의 창조적 역량은 예술의 영역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술가에게 창조적인 욕구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것은 지속적인 도전입니다. 이 균형은 미술가의 창조적 역량이 펼쳐질 수 있는 환경과 함께, 기본적인 생존과 안정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화적 다양성은 사회를 다양한 집단 간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의 발전을 촉진하며, 사회를 더욱 풍요롭고 살맛 나는 공동체로 이끕니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미술가들이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시각과 예술적 표현을 통해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보상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야 합니다.
미술가들의 창작물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문화적 다양성을 만들어갑니다.
미술가들의 공적 기여에 대한 보상 문제는 단순히 미흡한 문화 정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사회 전체가 미술을 어떻게 평가하고 지원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문제로 다뤄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미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높이고, 미술가의 창조적인 활동이 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에 스며든 미술가의 노동 가치
노동 가치는 개인이 어떤 일에 투입된 노동과 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말합니다. 고전 경제학자들은 상품의 가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힘든 일은 상당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에 투입된 시간은 전체적인 노동의 양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이 갖고 있는 기술적인 부분의 정교함입니다. 같은 시간이 투입되더라도 훨씬 더 높은 기능이나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노동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시민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걸맞은 노동에 대한 가치를 보상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시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사회는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술가들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노동 가치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에서는 노동 가치를 인정해 줄 사용자가 존재하지 않아, 미술가의 노동은 단순히 자발적인 활동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미술가의 자발적 창작이 공공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습니다.
미술가의 창작활동은 종종 작품의 결과와 노동 가치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성공한 미술가들은 작품 수준 및 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노동 가치를 뛰어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창작활동에 투입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자본시장의 편중에 따른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노동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대다수 미술가에게 가야 할 보상이 소수의 미술가에게 집중되는 문제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화 선진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유익한 정책과 제도적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노동 가치를 존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미술의 발전과 다양한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동균 / 서양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