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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균 May 10. 2024

무료 전시는 미술가에 대한
사회적 착취의 한 형태

'자유전시'에 대한 보상

커버 이미지: 조동균_A mirror 09-4. 45.5x53cm mixed media 2009


난 선의 가능성에 눈떴다. 선과 하나가 된 것이다.  

-작업 노트에서




특정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에게 그들의 시간과 기술 그리고 창조성이 부여한 결과물에 대해서 사회에서 무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술가들의 무료 전시에서는 아직 이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미술가들은 작품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 노력, 그리고 재원을 투자합니다. 미술가들이 전시회에 참여할 때, 대부분 금전적인 보상 없이 작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미술인에 대한 사회적 착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미술계 전반에는 무료 전시를 통한 미술가들에 대한 사회적 착취가 화단 시스템에 수용되어, 제도화되어 가는 문제를 곳곳에서 목도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술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홍보하기 위한 노력이나 공동체 구성원의 역할, 그리고 그 외 여러 이유로 무료 전시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관행은 미술가들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적 창작활동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많은 미술가은 개인 비용을 들여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자유전시’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몇 소수의 미술가는 상업적 갤러리의 지원이나 공공기관의 기획으로 전시하는데, 자칫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미술가들의 창조적 활동이 상대적으로 가치가 없다는 선입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사회적 공동체 내에서의 경제적 불평등을 조장하고, 미술가 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미술가들이 무료 전시를 하지 않고, 전시를 통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경제적인 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입장료를 받지 않는 모든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에게는 기본적인 ‘작가사례비(artist fee)’ 지급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아울러 미술가의 무료 전시를 전제로 전시를 기획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행태로 이어지는 미술계의 관행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서양화가 / 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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