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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균 May 12. 2024

<미술가의 휴가비>는 누가 지급하나?

미술가는 미술품이 거래될 때, 노동의 대가를 받습니다. 

커버 이미지: 조동균_A mirror5-162x130.3cm-mixed media 2009


미술가는 주사위를 가지고 노는 사람

-작업 노트에서


미술가들은 일반적으로 정해진 근무 기간이 없는 관계로, 작업을 할 때는 근무 기간이고, 작업이 없으면 휴가 기간이 됩니다. 미술가들은 작업 기간에 상관없이 불규칙한 수입에 의존하여 삶을 유지해야 합니다. 미술가들에게도 기본적인 노동자의 사회적 권리를 인정해 주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법적 유급휴가 기간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유급 휴가비를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공연 예술가들은 노동자로서의 특수한 형태로 인정받아 5주의 유급휴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급휴가는 모든 노동자에게 제공되는 규정에 더하여, 예술가들의 특수한 작업환경을 고려하여 '앵떼르미땅' 제도를 통해 받아왔습니다.

이와 같이 미술가의 유급휴가는 사회제도를 통해서 지급해야 합니다. 일반 노동자의 유급휴가 규정에 맞게 미술가의 쉬는 기간을 유급으로 보존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엥떼르미땅’은 일하는 시간과 휴가가 구분되지 않는 관계로, 프랑스 노동자들이 받는 최소 5주간의 유급휴가를 따로 받지는 않지만, 휴가비는 지급받습니다. 2019년 평균 ‘엥떼르미땅’의 휴가비 지급 액수는 약 2,120유로(약 300만 원) 정도입니다.  


2020. 12 월 시행한 ‘예술인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인활동증명’을 한 예술가가 예술 분야에 직접 노무를 제공하면 ‘예술인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미술가는 독립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관계로 ‘예술인고용보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예술가를 전통적인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안 됩니다. 


미술가는 스스로가 창작활동에 대해 기획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스스로 노동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매월 일정 금액의 노동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이 거래될 때, 그 노동의 대가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미술가의 작품 거래 시점과 판매 금액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질 때를 감안해서, 노동의 기간과 노동의 가치를 환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고용보험료를 징수하고, 추후 일정 기간 작품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기에 준해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용보험에서 미술가의 특수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에 준해서 <미술가의 휴가비> 지급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서양화가 / 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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