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만두가 미국 특허를 받았다.
줄무늬 만두다. 정확히는 ‘가는 두 줄의 줄무늬가 반복되는 형상’을 등록한 디자인 특허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 끝부분이 깨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2023년에 출원해 2025년 4월에 승인받았다. 등록 국가는 미국. 보호 기간은 15년이다. 그런데 왜 중국이 발끈할까?
미국 특허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공식 웨이보 계정에 “어이없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곧바로 SNS엔 “만두는 중국 전통 음식인데, 한국이 특허를 내다니!”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중국 매체 다샹뉴스는 “같은 디자인의 중국 만두가 미국에서 특허 침해로 연루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측은 특허가 ‘만두 자체’가 아니라, 산업 설계로서의 형상에 국한된 것이라 설명한다.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음식을 어떻게 기계화하고 대량화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의 반응은 격정적이지만, 사실 낯설지 않다.
김치, 한복, 단오… 그리고 이제는 만두까지. 우리는 문화와 상표, 감정과 특허가 맞부딪치는 광경을 반복해서 목격해왔다. ‘만두’는 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진 음식이다. 나라별로 이름이 다르고, 속이 다르고, 빚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그 공통된 생김새, 익숙한 조형이 누군가의 식탁에서 특허로 등록되는 순간, 음식은 갑자기 감정적인 것이자 정치적인 것이 된다.
비비고 만두가 등록한 것은 디자인이다. 산업화된 설계다.
그러나 그 설계의 대상은 만두다. 기계는 줄무늬를 빚지만, 사람은 기억을 빚는다.
만두는 누군가에겐 설날의 기억이고, 누군가에겐 어머니 손의 감각이다.
그러니 그 음식이 타국에서 법적 권리로 등록되었을 때, 기술은 괜찮아도 기억은 상처받는다.
CJ는 전략적으로 성공했다.
‘만두’라는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미국 시장에 밀어넣고, 줄무늬 형상을 특허화했다.
북미 시장 1위의 자리를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로서,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국경을 넘은 음식은 언제나 낯선 정서적 충돌을 불러온다.
그 얇은 껍질 아래에서 문화와 산업, 기억과 권리가 뒤섞이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음식은 순혈이 아니고, 문화는 흘러다니는 것이니까.
하지만 사람들이 그 음식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순혈에 가깝다.
이해는 가능하나, 설득은 어렵다.
줄무늬 만두 하나로 문화적 긴장선이 다시 당겨졌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논쟁은 식탁이 아닌 특허청과 SNS에서 벌어지고 있다.
� 참고 기사: 박지영 기자, 「비비고 ‘가는 줄무늬 만두’ 미국서 특허받자…중국이 ‘발끈’」, 한겨레,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