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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Oct 17. 2017

최근 일상

1.

학교에서 수업 발표를 했다. 내용은 '독립협회의 경제체제구상'이었다. 논문 두 편을 읽었다. 몇 번씩 반복해서 읽었다. 한자가 나오고 어려운 내용이라 이해하기 힘들었다. 문장을 나누고, 한자어를 우리말로 옮겨 정리했다. 이 정도면 듣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발표를 하며 느꼈다. '아, 아무도 못 알아듣는구나.'


발표자는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개 듣는 사람은 내 발표 주제에 관해 알지 못하고, 흥미도 없다. 처음 듣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발표자의 역할이다. 그걸 이루면 성공한 발표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발표다. '내가 이만큼 이해했다'를 자랑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더 많이 이해한 것과 별개로, 더 쉬운 언어로, 더 쉽게 설명해야 한다.


2.

추석 연휴에 영화 <남한산성>을 봤다. 영화 평점을 매기는 어플인 '왓챠'에 5점을 남겼다. 김훈의 동명 원작 소설을 시각화해 보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던 거 같다. 어떤 사람은 소설을 너무 똑같이 따라갔다고 비판했다. 다른 사람은 소설의 너무 많은 부분을 생략했다고 꼬집었다.


영화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 내 입장에서 영화와 소설은 하나였다.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은 책을 통해 채웠다.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시각화된 장면은 영화에서 즐겼다. 배우들의 비주얼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소설과 영화는 서로 보완하며 나를 더 즐겁게 했다.


3.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봤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들었다. 드니 빌뇌브의 전작인 영화 <컨택트>에 5점을 줬었다. <컨택트>는 영화관에서 세 번 봤다. 그를 믿고 <블레이드 러너 2049> 티켓을 샀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3시간이었다. 내 옆 두 여성분은 2시간이 지나자 짐을 챙겨 허리를 숙이고 나갔다. 곧이어 한 커플도 자리를 떴다. 나도 두세 번 고비가 있었다.


원작 <블레이드 러너>를 보고 가길 바란다. 나는 원작을 모르고 봤다. 고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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