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간고사 시험기간이다. 오늘 하나를 봤다. 금요일에 하나를 보면 끝이다. 나머지는 이번 달 말에 보거나, 레포트로 대체한다. 4년 간 시험을 봤지만 언제나 스트레스다. 공부가 싫어서가 아니다. 시험방식이 싫다.
시험장 문을 경계로 밖에서 외운 것을 들어가서 쏟아내는 게 시험이다. 들어가서 손 아프게 쓴다. 문 밖을 나오면 모든 게 사라진다. 시험장 밖에서는 도처에 널린 정보를 왜 잠깐 외워서 쓰고 다시 잊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거의 단기기억능력평가다.
좋은 시험도 있다. 주어진 문제를 자신의 논리로 설명하거나 비판하는 것이다. 시험장 안이나 밖에 정해진 답은 없다. 내 논리가 합리적인지 아닌지에 점수가 매겨진다. 이런 시험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문제를 보다 깊게 고민하게 한다.
시험장 문 밖에 답이 있느냐 없느냐.
2.
김민섭 작가의 <아무튼, 망원동>을 읽었다. 시험기간에 보는 (시험과 관련 없는) 책은 최고다. 서평을 쓰려 한글파일을 켰다. 반을 쓰고 접었다. 남들과 똑같은 서평을 쓰고 싶진 않은데, 아이디어가 없다.